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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옥 칼럼] 어셔증후군(Usher syndrome)

선천적으로 청각장애가 나타나는 경우 중 약 50%는 유전이 원인이다. 학계 보고에 따르면, 지금까지 청각장애를 일으키는 유전인 요인은 200가지 이상으로 확인됐다. 청각장애는 다운증후군, 어셔증후군, 태아 알코올 증후군과 같은 400가지 이상의 유전 증후군 가운데 하나다. 이번에는 여러 증후군 중 ‘어셔 증후군’의 증상과 원인, 치료 방법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최근 만났던 20대 청년이 있었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한쪽 귀에 보청기를 착용했다. 그러다 1년 전부터는 양쪽 귀 모두 들리지 않았고, 길을 가다가 몸의 균형을 잃고 자주 넘어져서 얼굴에 상처도 많았다.자동차 경적을 잘 듣지 못해 사고가 여러 번 나기도 했다. 특히, 밤에는 야맹증 때문에 혼자 외출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적 장애 소견은 보이지 않았으며, 청력 검사상 중고도 난청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따라 복지 카드 발급을 받아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청각장애 등록 절차 안내와 대학병원에서 안과 진료를 받아

보도록 권유했다. 그 결과 어셔증후군으로 진단을 받았다.

 

어셔 증후군이란?

어셔 증후군이란, 청각(hearing)과 시각(vision)에 손상을 주고 몸의 균형에도 문제를 일으키는 유전 질환을 말한다.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청력이 점점 쇠퇴하다가 사라지게 되는 선천성 난청과, 망막 색소 변성증으로 인한 시각장애 증상이 나타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출생 직후 증상이 바로 나타나기도 하고, 성인이 되면서 서서히 나타나는 유형도 있어, 희귀성 질환으로 분류될 만큼 유병률이 낮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치료 방법은 알려지지 않았다.

 

어셔 증후군의 증상

어셔 증후군을 앓는 경우, 청각장애와 야맹증 등 주변 시야를 잘 보지 못하며, 평형감각 이상으로 몸의 균형을 잘 맞추지 못해 자주 넘어지는 등 복합적인 증상을 경험한다. 여기에 유전적인 이질성을 보이고, 난청의 정도와 귀속의 전정 기관 이상의 정도에 따라 3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증상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먼저 제 USH1 형은 가장 심한 형태이며, 출생 직후 양측 귀에 심각한 청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전정 기능이 완전히 소실되며, 몸에 균형을 잘 맞추지 못하는 평형장애 때문에 걸음마가 늦어지고 10살 이전에 야맹증 증세를 보이다가 청소년기에는 망막 색소 변성증 증상이 나타난다. 전체 어셔 증후군 환자의 약 30% 이상이 이에 해당한다.

 

제 USH 2형은 출생 시 중도난청의 청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나서 사춘기 즈음 야맹증이 나타나고, 전정 기능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시각 손상의 속도는 USH 1형보다 느리며, 전체 어셔 증후군 환자의 약 40~60%가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제 USH 3형은 태어날 때는 청각이나 시각 그리고 몸의 균형을 맞추는 데 큰 문제가 없으나, 사춘기 이후 전정 기능의 이상을 보이며 청력손실 정도가 빨라지고 시야가 좁게 보이는 터널 시야 증상이 나타난다. 전체 어셔 증후군의 약 320%로 드문 경우로, 앞서 소개한 청년이 USH 3형에 속하는 경우다.

 

어셔 증후군의 원인과 치료 방법

부모로부터 유전적 돌연변이를 물려받았을 때 나타나는 유전 질환이다. 부모가 해당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어도 열성 유전자일 경우, 발현되지 않을 수 있지만, 양쪽 부모가 모두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면 25%의 확률로 자녀에게 유전될 수 있다. 진단 방법은 유전자 검사와 청각 및 시력 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하며,유전자 검사 비용은 대략 100만 원에서 15만 원 정도이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심한 청력장애로 이어지는 희귀질환인 만큼, 유병률이 낮으며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없기 때문에 조기 진단을 통해 적절한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독성 약물 복욕이나 소음 노출 빈도를 줄이고, 청력의 손상 정도에 따라 보청기를 착용하거나, 인공 달팽이관 이식술을 통해 청각 재활 훈련을 하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만약 전정 기능 이상으로 몸의 균형을 잡기 힘든 경우에는 전문가에게 평형기능 훈련을 받는 것을 추천하며, 시각 보호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A를 섭취한다면 망막 변성의 진행을 조금이나마 늦춰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어셔 증후군은 10만 명 중 약 4~17명에게 영향을 미친다.

 

제 1형과 제2형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가장 흔한 형태로 나타난다. 제1형 어셔 증후군을 유발하는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는 아시케나지(동부 및 중부 유럽) 유대대인과 프랑스 아카디아 혈통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더 흔하다. 제3형은 핀란드 인구에서 더 자주 발생하는데, 핀란드에서는 전체 발병 사례 중 40%를 차지한다. 어셔 증후군은 앞을 잘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와 소리를잘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뿐만 아니라 몸의 균형까지 잘 잡지 못해 균형 감각에까지 영향을 주는 복합적인 유전 질환이다.

환자와 가족 모두가 겪는 고통과 절망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울 것이다. 하루속히 현대의 의학 기술이 발전해 완치 가능한 치료 약이 개발돼 어셔 증후군을 앓고 있는 이들이 빠른 완치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