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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民心] 부안 김양원-前 전라북도의회 사무처장

1991년 제35회 행정고시에 합격
전북 도민안전실장, 전주시 부시장, 군산시 부시장 등 공직 두루 역임

지이코노미 서주원 기자 |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남긴 어록이다. ‘호남이 없다면 국가도 없다’는 뜻이다. 이 어록에 따르면, ‘호남의 民心은 대한민국의 民心’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성싶다.

 

 

故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어록을 남겼다. 故 김대중 대통령은 ‘행동하는 양심’으로 나라를 이끌었다.

노 대통령의 ‘깨어있는 시민(市民)’의 ‘민(民)’과 김 대통령의 ‘행동하는 양심(良心)’의 ‘심(心)’을 조합한 ‘민심(民心)’으로 호남의 민심을 전하려 한다.

 

 

[호남民心] 시리즈의 첫 번째 인물은 부안군 주산면 출신으로 전라북도 도민안전실장, 전주시 부시장, 군산시 부시장 등의 공직을 두루 역임한 김양원 前 전라북도의회 사무처장이다.

 

Q. 제35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A. 행정고시는 결코 나에게는 출세의 수단이 아니었음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행시를 택한 이유는 첫째, 대학교 2학년 때 우연한 기회에 읽었던 ‘헌법’에 있다. 그 간결하고, 정교하고, 치밀한 문장에 인간의 권리와 사회의 정의, 그리고 언론의 자유와 권력의 위임과 분산에 관한 모든 규범을 담고 있다는 사실에 매료됐다. 특히 헌법 10조에 기술된 행복추구권에 관한 내용을 탐독하며 훌륭한 행정가가 되겠다는 청운의 꿈을 꾸게 되었다. 반드시 나라의 시스템을 공고하게 다지고, 농촌인 내 고향 부안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보겠다는 이상도 품게 되었다.

  둘째, 행시는 내 뿌리를 견고히 지키면서도 사회를 바꿀 수 있는 기회이자 도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소농의 아들이 고위 공무원이 되었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농촌엔 내 어머니, 내 아버지의 숨결이 살아 숨 쉬고 내 탯자리도 있다. 그 터의 옛일과 오늘의 현실을 여실히 알고 있기에 내가 만약 고위 공직자가 된다면 그 누구보다도 현장감 있고, 면밀한 농촌 정책을 기획하고 설계해서 공명정대하게 집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도 있었다. 그래서 행정고시에 도전했다.

 

Q. 주요 공직 이력?

A. 1991년 제35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1993년 전라북도 도정에 몸을 담았다. 공무원 교육원 교무계장으로 공직을 시작해서 31년 동안 전북도정에 헌신했다. 도청 투자유치과장, 투자유치국장, 대외협력국장, 문화관광국장, 자치행정국장, 도민안전실장을 역임했고, 전주시 부시장, 군산시 부시장도 역임한 바 있다.

 

Q. 공직을 떠나며 다진 각오?

A. 오랜 공직 생활에서 다진 행정의 노하우, 전북도청의 인맥, 중앙부처와 국회 인맥, 행정고시와 고려대 인맥 등을 총동원해서 내 고향 부안의 심각한 지역소멸을 극복하는 데 신명을 바치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Q. 부안 정치에 대한 소견?

A. 선출직 리더의 철학과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편 가르기가 도를 넘었다.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서도 공정성과 선명성이 부족하고, 군민 중심 행정과 협치가 실종되었다고 판단한다.

부안군청 등 행정 주도가 아닌 민간 차원에서 부안의 발전과 미래에 대한 정책을 논의하는 집단도 부족하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다.

 

Q. 부안 경제에 대한 소견?

A. 부안은 전통 제조업과 첨단산업이 매우 부족하다. 산업구조의 취약성으로 인해 지역 내 경제 파급력과 고용 창출이 미미하다. 부안 농공단지의 분양률과 가동률 또한 저조하다. 부안의 경제는 장기적인 침체에 빠져 있다고 판단한다.

  부안의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이유도 부안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젊은층이 일자리와 돈벌이 기회를 찾아 부안을 떠나간다. 농업 분야와 어업 분야에서 돈을 벌 수 있도록 행정에서 인력난 해소나 판매에 도움을 주려고 보다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된다. 기업 유치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숙박업과 식음료업소들도 더 풍요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 관광객들이 줄을 지어 부안에 찾아와 먹고 자면서 즐길 수 있는 짚라인 등 체험시설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대규모 경관 농업도 장려해야 한다.

 

 

Q. 부안 문화에 대한 소견?

A. 부안은 전통 불교문화와 공동체 민속신앙, 그리고 현대적인 생활·자연 문화 등이 어우러져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

 

행정이 부안의 유·무형 문화적 자산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것이 1차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부안의 문화적 자산을 많은 사람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즉, 부안의 문화적 자산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부안군민들뿐만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들이 많이 와서 부안의 문화적 자산들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도록 활용계획을 더욱 적극적으로 수립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본다.

 

Q. 부안 복지에 대한 소견?

A. 여느 지자체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부안에서도 복지사각지대를 하루속히 없애고 위기가구를 빨리 발견해서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부안군도 소수의 인원으로 복지 사각지대 발굴에 노력하고 있지만 행정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라이온스, 로타리클럽 등 지역 봉사단체는 물론이고 민간기업까지 참여해서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는 데 더 힘을 모아야 된다고 한다.

 

 

Q. 부안 환경에 대한 소견?

A. 내 고향 부안은 아름다운 산과 들, 바다를 모두 갖추고 있는 축복의 땅이다.

 주민들을 만날 때, 자주 듣는 얘기가 새만금 방조제 문제다. 새만금 방조제를 막아서 혜택받은 것은 큰비가 왔을 때 비 피해를 없앤 것 외에는 부안군민이 얻은 것은 하나도 없다고 탄식하는 군민이 적지 않다. 갯벌은 어부들의 삶의 터전이다. 그 많던 바지락, 생합, 꼬막 등이 사라졌다. 새만금 방조제가 생계와 생존의 터전인 갯벌을 없앴다는 불만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온다.

 

변산반도 국립공원 지정 문제에 대한 불만도 크다. 국립공원이 지정되어 사유재산권이 침해되고 개발은 되지 않아 손해가 막심하다는 불만도 매우 크다. 보존해야 될 갯벌은 보존하지 못하고, 지정하지 말아야 될 국립공원을 지정했다는 부안군민의 불만인데, 물론 환경을 무분별하게 개발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만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부안군민이 살고, 부안군의 산천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지혜롭고, 현명하고, 친환경적인 탁월한 부안군의 환경 정책 수립이 절실해 보인다.

 

 

Q. 고향 부안의 미래 청사진?

A. 현재 부안의 인구는 약 4만 8천 명이다. 다른 기초단체처럼 부안도 극심한 지역소멸 위기를 겪고 있다.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행정력을 모두 쏟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절박한 시점이다. 인구가 감소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좋은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정주 여건을 잘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대기업을 유치하거나 공공기관을 유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노력이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매우 어렵다. 해서 부안에서 돈을 벌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어야 한다. 군 행정은 각종 규제와 인허가 규정을 좀 더 포괄적이고, 긍정적으로 검토해서 군민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주어야 한다.

 

 젊은층이 고향 부안을 등지고 타관 객지로 떠나는 주된 이유는 주거, 교육, 문화, 의료 등 지역 정주 여건이 다른 지역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행정과 주민들이 우선 부안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 좋은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져야 된다. 그리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

 

부안을 매력적인 삶의 터전으로 만드는 첫걸음은 주민들이 이기적·배타적이지 않아야 한다. 부안을 사랑하는 공동체 정신이 있어야 한다. 둘째, 부안을 방문하는 관광객이나 부안에서 살고 싶은 외부인들에게 호의를 베풀어야 한다. 셋째, 부안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궁핍하지 않아야 한다. 쾌적하고 풍요로운 정주 여건 속에서 역사·문화·자연·정신적 자부심을 갖고 신바람 나게 살아야 된다. 그렇게 된다면 젊은층이 고향 부안을 떠나지 않고 정든 고향에 눌러살 것이다. 그뿐이랴. 다른 지역에서도 현실의 행복과 미래의 꿈이 있는 부안에 살아보려고 이사를 올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