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리 코르다가 다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2년 전 셰브론 챔피언십 우승 직후 그랬던 것처럼, 그는 신발을 벗고 두 발을 감싼 채 힘껏 몸을 던졌다. 달라진 것은 장소였다. 과거 우승자들이 뛰어들던 18번 홀 옆 연못은 없었고, 올해 대회장에는 전통을 잇기 위해 마련된 작은 수영장이 있었다. 그러나 세리머니의 의미만큼은 그대로였다. 코르다는 다시 메이저 챔피언이 됐고, 다시 세계랭킹 1위가 됐다.
넬리 코르다(미국)는 27일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메모리얼파크 골프 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셰브론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했다. 2위 그룹과의 격차는 5타. 흔들릴 듯 흔들리지 않는 압도적 우승이었다.
이번 우승은 코르다에게 여러 의미를 남겼다. 올 시즌 두 번째 우승이자, 5개 출전 대회에서 모두 준우승 이상의 성적을 거둔 완벽한 흐름의 연장선이었다. 무엇보다 지난해 8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세계랭킹 1위 자리로 돌아왔다. 지노 티띠꾼(태국)에게 내줬던 ‘여왕의 자리’를 다시 되찾은 것이다.
코르다의 최근 2년은 극적인 부침의 시간이었다. 2024년에는 셰브론 챔피언십을 포함해 7승을 쓸어 담으며 여자 골프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그러나 2025년에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승리를 당연하게 만들었던 선수에게 무승 시즌은 슬럼프 그 자체였다. 세계랭킹 1위 자리에서도 내려왔다.

하지만 올해의 코르다는 다르다. 출전하는 대회마다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고, 이번 셰브론 챔피언십에서는 첫날부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1라운드 7언더파 65타. 시작부터 우승 후보가 아니라 우승자의 분위기였다. 이후에도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완성했다.
기록 도전도 있었다. 3라운드까지 16언더파를 적어낸 코르다는 LPGA 투어 메이저대회 72홀 최소타 기록에도 도전했다. 1999년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자 도티 페퍼 등이 보유한 19언더파 기록에 한 타 모자랐지만, 우승의 가치를 흐리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코르다는 경기 후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주말이었다”며 “오늘은 유독 퍼트가 잘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도 퍼트를 놓치면서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완벽한 플레이가 아니어도 이길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지금 코르다가 가진 가장 무서운 힘이었다.

셰브론 챔피언십의 상징은 우승자의 ‘입수 세리머니’다. 1988년 에이미 올컷이 우승 후 18번 홀 인근 연못에 뛰어든 것을 시작으로, 이후 우승자들은 캐디나 가족과 함께 물속으로 몸을 던지는 전통을 이어왔다. 올해 대회장은 18번 홀 인근에 호수가 없는 메모리얼파크 골프 코스였지만, 주최 측은 이 전통을 포기하지 않았다. 18번 홀 오른쪽 그린 벙커 건너편에 작은 수영장을 설치해 우승자를 위한 무대를 만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