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메리츠금융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이 핵심 경영진을 정조준하며 확산되고 있다. 일부 임원의 개인적 일탈이라는 회사 측 해명과 달리, 검찰 수사가 그룹 실세로 지목되는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까지 확대되면서 사안의 성격은 ‘구조적 문제’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는 지난 8일 자본시장법 위반(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혐의로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김 부회장을 상대로 한 강제수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수사의 발단은 2022년 11월 발표된 메리츠금융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이다. 메리츠금융지주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고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병행하겠다고 밝히자, 관련 계열사 주가는 일제히 급등했다.
검찰은 문제의 정책이 공식 발표되기 전, 해당 정보를 미리 인지한 내부 인사들이 주식을 대거 매입해 수억 원대 시세차익을 거둔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이 과정에 그룹 핵심 임원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앞서 이범진 전 메리츠화재 사장이 수사선상에 오른 데 이어 김 부회장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합병과 주주환원 정책은 그룹의 중장기 전략과 직결된 사안으로, 김 부회장 등 극소수 최고위 경영진만 공유하는 정보로 알려져 있다. 시장에서는 “최상위 의사결정권자의 관여나 묵인이 없었다면 외부로 정보가 흘러나가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은 일부 혐의자들이 가족 명의 계좌를 활용해 주식을 거래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단순한 판단 착오를 넘어, 추적을 피하기 위한 계획적 행위였는지 여부를 가르는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메리츠 측은 이번 사안을 ‘개별 임직원의 일탈’로 규정하며 그룹 차원의 책임과는 거리를 두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그룹 2인자로 불리는 부회장급 인사의 사무실까지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과 같은 중대 내부 정보를 경영진이 사익 추구에 활용했다면 이는 자본시장 신뢰를 근본부터 훼손하는 행위”라며 “개인 처벌에 그칠 문제가 아니라 그룹 지배구조와 통제 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김 부회장이 정보 유출에 직접 관여했는지, 혹은 이를 인지하고도 방치했는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의 최종 수혜자로 거론되는 최고위층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본시장 신뢰를 강조해온 메리츠금융그룹이 이번 수사를 통해 어떤 민낯을 드러내게 될지, 검찰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