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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통합 시계 빨라진다…국회서 특별법 집중 논의

- 조찬간담회 열고 특별법 쟁점·발의 일정 집중 점검
- 과감한 재정 지원·권한 이양 등 핵심 특례 논의
- 인공지능·에너지·문화 중심 통합 구상 공유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광주와 전남이 행정통합이라는 큰 과제를 두고 다시 국회 한자리에 모였다. 선언적 메시지보다는 법률 조문 하나하나를 놓고 따져보는 단계로 논의의 무게중심이 옮겨졌다는 점에서 이날 자리는 이전과 결이 달랐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는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을 위한 지역 국회의원 조찬 간담회’를 열고, 행정통합 특별법의 핵심 쟁점과 발의·처리 일정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자치단체장과 지역 국회의원, 기초단체 대표까지 한자리에 모여 법안 내용을 공유한 것은, 통합 논의가 행정 내부 검토를 넘어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행정통합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광주·전남 지역 국회의원 전원, 자치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통합의 필요성 자체보다는 ‘어떤 통합이 지역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논의의 중심에는 광주시와 전남도가 공동으로 마련한 행정통합 특별법안이 놓였다. 법안은 총 8편 23장 312개 조문으로 구성돼 있으며, 제도·재정·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약 300개의 특례를 담고 있다. 단순히 조직을 합치는 방식이 아니라, 통합 이후 광역정부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구조를 법률에 미리 설계하겠다는 취지다.

 

우선 특별법은 ‘광주전남특별시’ 설치와 운영의 틀을 규정했다. 명칭은 광주전남특별시로 정하되, 향후 지방자치법 절차에 따라 의회 의견을 반영해 조정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겼다. 시·군·구 체계와 지방세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고, 청사 역시 기존 광주·전남 청사를 활용하도록 해 통합 과정에서 불필요한 행정 혼선과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아울러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지원위원회를 두어 특별시 출범과 정착을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권한 이양 범위다. 중소기업, 환경, 고용·노동 등 그동안 중앙정부 산하 특별지방행정기관이 담당해 온 권한과 조직, 예산을 특별시로 일괄 이관하는 내용이 담겼다. 통합이 이름만 바뀌는 데 그치지 않으려면, 실제 정책 결정 권한이 지역으로 내려와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부분이다.

 

산업 분야에서는 광주·전남의 강점을 묶는 방식이 제시됐다. 인공지능과 모빌리티, 반도체, 에너지, 문화 분야를 축으로 광역 단위 성장 전략을 세우고, 연구개발 거점과 기반시설, 재생에너지를 유기적으로 연계한 메가클러스터 조성을 핵심 과제로 삼았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실증지구 지정, 인공지능 데이터·모빌리티 규제프리 메가샌드박스 운영과 관련한 특례도 법안에 담겼다.

 

문화관광 분야 역시 비중 있게 다뤄졌다. 국제회의장과 도서관, 박물관·미술관, 문예회관, 대규모 공연장 등 문화시설과 관광·숙박·체육시설을 우선 설치하거나 유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특히 문화산업진흥지구의 지정과 해제를 중앙정부 승인 없이 할 수 있도록 한 특례는, 문화정책의 자율성을 크게 넓히는 장치로 평가된다.

 

이날 참석자들이 공통적으로 짚은 핵심 키워드는 세 가지였다. 과감한 재정 지원, 실질적인 권한 이양, 그리고 인공지능·에너지·문화 분야를 중심으로 한 성장 동력 확보다. 통합의 명분만으로는 지역 설득이 어렵고, 눈에 보이는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행정통합의 관건은 결국 특별법”이라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지역 정치권, 시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체감할 수 있는 통합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록 전남지사 역시 통합이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법률 단계에서부터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한편 광주시와 전남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행정통합 특별법 제정과 관련한 공청회를 열어 학계 전문가 등의 의견을 폭넓게 들을 예정이다. 법안 발의와 국회 심의를 앞두고 다양한 시각을 반영해 조문을 다듬고, 지역 사회의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절차다.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는 이제 방향성 논쟁을 지나, ‘어떤 제도로 구현할 것인가’라는 구체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특별법이 어떤 내용으로 국회 문턱을 넘느냐에 따라 통합의 성패는 물론, 광주·전남의 향후 행정 지형도 함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