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금융지주사들이 이달 말부터 잇따라 이사회를 열며 지배구조 개편 여부를 둘러싼 논의에 들어간다. 특히 금융당국이 회장 연임 시 ‘특별결의’ 도입과 사외이사 단임제(3년)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지주들이 이를 정관에 선제 반영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들은 다음 달 정기 주총을 앞두고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이사회를 순차적으로 개최한다. 주총 안건은 최소 2주 전 공시해야 하는 만큼 일정이 촉박하다. KB금융지주가 25일 가장 먼저 이사회를 열고, 이어 27일에는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BNK금융지주가 동시에 이사회를 개최한다. 신한금융지주는 다음 달 3일 이사회를 통해 주총 안건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이사회에서 가장 주목되는 안건은 회장 연임 시 주총 특별결의를 의무화하는 정관 변경 여부다. 금융당국은 최근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를 통해 회장 연임 시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외이사 임기를 3년 단임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여당 의원들이 발의한 지배구조법 개정안에는 금융지주 회장 연임 시 특별결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일정 유예기간을 거쳐 제도가 시행될 전망이다.
특히 KB금융지주의 행보가 금융권의 바로미터로 꼽힌다. KB금융은 오는 11월 차기 회장 선임을 앞두고 있어, 양종희 회장이 연임에 나설 경우 새로운 지배구조 규정이 처음 적용되는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주총에서 정관을 선제적으로 개정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이번 주총에서 관련 정관이 개정되더라도 당장 적용되기는 어렵다. 이미 후보 추천 절차가 진행된 신한·우리·BNK금융 회장의 경우 현행 정관에 따라 일반결의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실제 적용 시점은 금융지주별로 최소 수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금융권 내부에서는 선제 대응을 두고 신중론이 우세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의 방향은 제시됐지만 법 개정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관을 먼저 바꾸는 것은 부담이 크다”며 “막판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구성 변화도 주요 변수로 떠오른다. 전체 사외이사의 약 74%가 이번 주총을 기점으로 임기가 만료되면서 대규모 교체가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 및 IT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포함하는 등 이사회 다양성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일부 금융지주는 사외이사 수 확대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기존 주주 추천 이사를 대거 교체하는 데는 현실적 제약이 있다는 분위기다. 다만 BNK금융지주의 경우 연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을 의식해 사외이사 과반을 주주 추천 인사로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금융지주들의 이번 이사회는 단순한 주총 준비를 넘어, 향후 지배구조 개편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