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이 계열사 자료를 대거 누락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적발한 동일인 지정자료 허위 제출 사건 가운데 규모와 기간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이다.
공정위는 23일 성 회장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82곳을 고의로 제외한 사실을 확인하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누락된 계열사는 성 회장과 친족 소유 회사 43곳, 임원 소유 39곳 등 총 82곳이다. 이들 기업의 자산 규모는 약 3조24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동일인 지정자료 허위 제출 사건 중 가장 큰 규모다.
영원그룹은 이미 해당 기간 자산총액이 공시집단 기준인 5조원을 넘어섰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일부 계열사를 의도적으로 제외하면서 자산 규모가 기준에 미달하는 것처럼 보이게 했고, 이로 인해 3년간 공시집단 지정을 피했다. 영원그룹이 공시집단으로 지정된 것은 2024년이 처음이다.
공시집단으로 지정될 경우 내부거래 공시 의무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 지원 금지 등 각종 규제를 받게 된다. 하지만 지정이 늦어지면서 영원그룹은 해당 규제를 적용받지 않았고, 이는 역대 최장 기간 지정 회피 사례로 기록됐다.
누락된 계열사에는 성 회장과 가족이 지분을 보유한 다수 회사가 포함됐다. 특히 일부 회사는 그룹 핵심 계열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돼 내부거래 의혹도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경영 승계 역시 공시 없이 진행됐다. 성 회장은 2023년 YMSA 지분 일부를 딸 성래은 부회장에게 증여해 최대주주를 변경했지만, 공시집단 지정 대상이 아니었던 탓에 해당 내용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자산 5조원 미만 기업에 적용되는 ‘간소화 자료 제출’ 제도를 악용한 첫 고발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공정위는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한 제도라 하더라도 자료의 정확성 의무는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성 회장은 오랜 기간 그룹을 경영하며 계열사 현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간소화 제도를 이용해 자료를 누락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성 회장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이후 지정자료 허위 제출 혐의로 고발된 두 번째 대기업 총수다. 앞서 DB그룹 김준기 창업회장도 유사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