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금융당국이 자금세탁방지(AML) 관리 부실이 확인된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대해 과태료 368억원과 영업 일부정지 6개월의 제재를 결정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내려진 제재 가운데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1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빗썸의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 사항에 대해 영업 일부정지 6개월과 과태료 368억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FIU는 지난해 3월17일부터 4월18일까지 빗썸을 대상으로 자금세탁방지 관련 현장검사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고객확인(KYC) 의무와 거래 제한 의무,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 금지 의무 등 특금법상 핵심 규정을 다수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사 결과 특금법 위반 건수는 약 665만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고객확인의무 위반이 약 355만건, 거래제한 의무 위반이 약 304만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실명 확인이 불가능한 신분증을 제출받거나 주소 정보가 부적정한 고객을 확인 완료 처리하는 등 기본적인 고객 확인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사례가 포함됐다.
또한 빗썸은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18곳과 총 4만5772건의 가상자산 이전 거래를 지원해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 금지 의무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해당 거래 차단을 요구했음에도 실효성 있는 조치가 장기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고객확인 과정에서 확보한 실명확인증표 사본을 보관하지 않는 등 자료보존 의무 위반 사례도 약 1만6000건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위반 규모와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빗썸에 6개월간 영업 일부정지(3월27일~9월26일) 처분을 내리고 과태료 368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대표이사에게는 문책경고, 자금세탁방지 보고책임자에게는 정직 6개월 등의 임원 제재도 내려졌다.
다만 영업정지 조치는 일부 범위에 한정된다. 기존 고객의 거래는 제한 없이 가능하며 원화 입출금과 가상자산 매매·교환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신규 고객의 경우 6개월 동안 외부 거래소로의 가상자산 이전, 즉 입출금 기능이 제한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제재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비교적 높은 강도의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태료 규모와 위반 건수 측면에서 업계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 제재 사례와 비교해도 상당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제재 범위가 신규 고객의 가상자산 입출금 제한에 그친 만큼 거래소 핵심 수익원인 매매 수수료 사업에는 직접적인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FIU는 “가상자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고객확인 의무와 미신고 사업자 거래 금지 의무 등 자금세탁방지 기본 규정을 위반한 사례가 대규모로 확인됐다”며 “시장 신뢰 확보를 위해 특금법상 의무를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빗썸 측은 “금융당국의 제재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번 검사에서 지적된 사항을 개선하고 이용자 보호와 안전한 거래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