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에 도착한 첫날 아침, 도시의 색은 예상보다 훨씬 부드러웠다. 붉은 지붕 위로 햇살이 천천히 내려앉고, 블타바강 위로 옅은 안개가 흐르고 있었다. 도시 전체가 마치 오래된 그림엽서처럼 보였다. 여행자는 종종 새로운 풍경을 찾으러 떠나지만, 프라하에서는 풍경보다 시간이 먼저 다가온다. 돌로 포장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수백 년의 시간이 발밑에서 조용히 이어진다.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카를교 위에서도, 한순간 고개를 들어보면 조각상 사이로 흐르는 강과 성당의 첨탑이 묵묵히 서 있다. 그 풍경은 화려하지 않지만 깊다. 도시는 오래된 이야기로 가득하지만, 사람들의 삶은 의외로 평범하다. 아침에는 트램이 천천히 골목을 지나고, 카페에서는 에스프레소 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그 일상의 리듬이 프라하를 더 매력적인 도시로 만든다. 구시가지 광장에서 천문시계를 바라보는 순간도 좋지만, 사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골목이다. 어디로 이어질지 모르는 좁은 길을 걷다 보면 작은 서점이 나타나고, 그 옆에는 오래된 펍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현지 사람들은 조용히 맥주를 마시고 있다. 체코 맥주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유를 설명할 필요는 없다. 그저 한 잔을 마시면
어제는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봄비 사이로 오랜만에 무료급식소를 찾았다. 일주일에 한 번, 따뜻한 한 끼를 나누기 위해 10년이 넘는 세월을 한결같이 지켜온 봉사자들을 마주할 때면 내 마음 한구석에는 늘 기분 좋은 ‘빚’이 쌓이곤 한다. 우리는 모두 바쁘다. 하지만 지속함의 비결은 ‘시간이 남아서’가 아니라, ‘이 일을 인생의 1순위에 두었기 때문’임을 그들의 구슬땀을 보며 새삼 깨닫는다. 특히 항암 치료 중에도 현장에서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해나가는 회장님을 뵐 때면 존경을 넘어 경외심마저 든다. 기운을 북돋워 드리고 싶어 바쁜 시간을 쪼개어 미리 식사 대접을 청했지만, 치료 일정으로 서둘러 자리를 뜨시는 뒷모습을 보며 아쉬운 대로 남겨진 설거지 더미 속에 팔을 걷어붙였다. 밀려드는 식기들을 닦으며 돌아오는 길, 문득 내 강의의 단골 소재인 ‘석유왕 록펠러’의 이야기가 머릿속을 스쳤다. 세계 최고의 부자였지만 ‘악덕 기업가’라는 오명 속에 살았던 록펠러는 55세에 청천벽력 같은 사형선고를 받았다. 불면증과 위궤양으로 우유와 비스킷 한 조각조차 삼키기 힘들었던 그가 병원 로비에서 운명처럼 마주친 문장이 있었다.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이 있다.” 수
골프는 ‘멘탈 스포츠’라고 불린다. 경기하는 동안 평정심을 유지하며, 찰나의 스윙 순간에는 몸과 마음의 완벽한 밸런스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몸의 균형과 마음의 평온이 불러오는 파크골프의 정교함, 요가와 명상으로 만들어보자. 시니어 골퍼에게 왜 요가가 필요 한가? 요가는 단순히 몸을 늘리는 운동이 아니다. 골프 스윙은 비대칭적인 회전 운동으로 신체의 불균형을 초래하기 쉬운데, 요가와 명상은 신체의 움직임 효율을 높이고 심리적 안정감을 최적화함으로써, 부상 없이 오랫동안 정교한 스윙을 유지하고, 건강한 골프를 오래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이번 호에서는 안정적인 어드레스에 도움을 주고, 단단한 하체의 기반을 형성하기 위한 대표적인 요가자세인 선자세 아사나(동작)를 소개한다. 1번부터 4번까지 자세를 발전시키며, 시도해 보자. 1. 선자세 : 타다아사나(Tadasana) 변형 3가지(차렷, 가슴앞 합장, 엉덩이 뒤 깍지) -발바닥의 기반 : 엄지발가락 뿌리, 새끼발가락 뿌리, 그리고 뒤꿈치 중앙의 세 지점에 무게를 고르게 분산시키고, 발바닥 안쪽 아치를 살짝 들어 올리는 느낌으로 선다. -무릎을 과하게 뒤로 밀지 않도록 주의하고, 무릎 위로 허벅지 앞쪽 근육을 위
파크골프를 즐기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공을 어디에 두어야 잘 맞을까?”라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흔히 ‘공은 왼발 뒤꿈치 선상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 정석처럼 여겨지지만, 사실 모든 사람에게 이 공식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 수많은 교육생을 지도해 본 결과, 정타를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자신의 체형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고정된 공과 발의 위치를 고수하는 데 있었다. 이번 칼럼에서는 표준 체형, 마른 체형, 통통한 체형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자신에게 가장 안정적인 어드레스와 최적의 공의 위치를 찾는 방법을 알아보자. 1. 표준 체형: 기본을 지키되 '컨디션‘에 따라 조절하라 표준 체형의 골퍼들은 가장 이상적인 신체 조건을 갖추고 있다. 타깃 라인과 발을 평행하게 맞춤하는 게 기본이며, 공은 왼발 뒤꿈치 선상에 두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매일 변화하는 컨디션이다. 근육이 다소 경직되었거나 평소보다 몸의 회전이 원활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날에는 공의 위치를 과감하게 중앙(오른쪽)으로 반 개 정도 옮겨보길 권한다. 공을 살짝 우측에 두면 클럽 헤드가 스윙의 정점에 도달하기 전 공에 먼저 닿게 되
여유 있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화려한 인생도, 남들이 우러러보는 직장도, 많은 재산도 아니어도 된다. 쓸데없는 욕심과 자격지심에 스스로 깎아내리지 않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 맡은 일에 성실히 임하고, 무엇보다 타인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려는 태도를 지닌 사람이라면 충분하지 않을까. 결국 여유란 타인을 향한 배려에서 시작된다. 나를 낮추고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일상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자세일 것이다. 여유 있는 사람의 특징은 조급하지 않다는 점이다. 조급함은 판단을 흐리고 스스로를 곤란하게 만든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휴대폰 자판도 급하게 치면 오타가 나고 결국 몇 번이나 고쳐야 한다. 우리의 말과 행동도 다르지 않다. 상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끼어들거나 앞질러 말한 적은 없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순간의 조급함이 관계를 어긋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연휴에 찾은 파크골프장은 사람들로 붐볐다. 이제는 파크골프의 장점이나 열기를 설명할 필요도 없을 만큼 대중화되었다. 하지만 이용자가
현대자동차가 ‘TEAM HMC(Hyundai Motor Club)’ 레이싱팀 후원을 10년 연속으로 이어가며 국내 모터스포츠 육성 및 저변 확대에 힘쓴다. 현대차는 지난 4월 3일(금) UX 스튜디오 서울에서 현대차 윤효준 국내사업본부장, TEAM HMC 레이싱팀 김주현 단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차-TEAM HMC 후원 협약식’을 진행했다고 6일(월) 밝혔다. TEAM HMC는 현대차 브랜드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동호회 ‘현대모터클럽’ 회원 중심의 순수 아마추어 레이싱팀으로, 2017년 창단 이후 KSF 아반떼컵, 현대 N 페스티벌 대회에 꾸준히 참가해 왔다. 올해 TEAM HMC는 10년 연속 드라이버로 참가하는 방송인 양상국과 자동차 유튜버 홍시카를 포함한 총 5명의 드라이버로 구성됐다. 이들은 일상주행뿐만 아니라 서킷주행도 가능한 안전 및 편의사양을 갖춘 N 브랜드 차량에 큰 매력을 느껴, 아반떼 N으로 이번 ‘2026년 현대 N페스티벌’에 출전한다. ‘2026 현대 N 페스티벌’은 단일 차종으로 진행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원-메이크 모터스포츠 대회로 인제스피디움과 영암 국제자동차경주장,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개최되며,
고흐, 고갱 그리고 고현. 고현의 네 번째 개인전 ‘풍연심(바람은 마음을 그리워한다)’ - 군산의 천재 화가 고현, 공감선유에서 5월 30일까지. 나는 고현의 작품을 7점 정도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그의 그림을 보는 순간, 나는 거침없는 원색의 필치로 꽃피운 생명력과 군산 바다의 일렁임이 마치 그리움의 실체를 마주하는 듯하다.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강렬한 유채의 색채가 전하는 위로와 그리움을 마음에 품는 순간, 문득 고흐와 고갱이 떠올랐다. 세 화가의 이름을 나란히 놓는 순간,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색채의 대화가 시작된다. 고흐와 고갱, 그리고 고현. 이들은 서로 다른 시대에 살았지만, 화면 위에서 색을 다루는 방식과 감정을 밀어붙이는 태도에서 묘하게 맞닿아 있다. 고흐의 그림은 언제나 내면의 진동을 품고 있다. 거칠고 두꺼운 붓질, 과장된 색채는 단순한 풍경이나 정물을 넘어 화가 자신의 감정 상태를 그대로 드러낸다. 해바라기나 별이 빛나는 밤처럼, 그의 색은 대상의 색이 아니라 ‘느낌의 색’이다. 색은 더 이상 사물을 설명하지 않고, 감정을 폭발시키는 도구가 된다. 반면 고갱은 보다 의식적으로 색을 해방시킨다. 그는 현실을 그대로 재
남자의 만두귀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레슬링이나 이종격투기 선수 중에 만두귀가 많다. 만두귀는 말 그대로 귀의 형태가 만두처럼 부풀어 오른 모습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만두귀’ 또는 ‘양배추귀’라고도 불린다. 서양에서는 ‘콜리플라워 이어(cauliflower ear)’라 부르는데, 의학 명칭은 이개혈종이다. 얼마 전에는 우람하고 풍성한 만두귀인 분에게 보청기를 처방했다. 이분은 귀의 변형이 상당히 진행되어 이어폰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귓구멍까지 변형된 상태였다. 귓본을 뜨기 위해 귓바퀴를 잡아야 했는데, 촉감이 예상보다 훨씬 딱딱해 인상 깊게 느껴졌다. 이후의 상황은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 남자들 사이에서는 “만두귀인 남자에겐 절대 싸움을 걸지 말라”는 말이 있다. 만두귀는 싸움을 잘하고 강한 남자의 상징처럼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일부에서는 강해 보이고 싶다는 이유로 만두귀를 만들기 위해 레슬링을 취미로 시작하는 사람도 있다. 더블렉, 싱글렉 같은 기술을 반복하며 상대의 골반뼈에 귀를 지속적으로 부딪히면, 만두귀가 빨리 생긴다는 이야기까지 돌고 있다. 이처럼 만두귀는 운동선수에게는 고된 훈련의 흔적이자 인생의 훈장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당사
수기치료는 동양에서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중국 진한시대 의학서 《황제내경》에는 ‘도인안교’라는 치료법이 나온다. 도인안교란 한자의 뜻 그대로 밀고, 당기고, 누르고, 골격을 맞추어 기를 순환시키는 방법이다. 무려 2,200년 전부터 사람의 몸에 물리적인 힘을 가하여 질병을 치료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치료 방식은 이후 다른 의서에서 ‘안마’라고 불리게 된다. 사실상 도인안교의 맥이 끊긴 셈이다. 이후 의학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민간요법처럼 인식되다가 지금은 추나라는 이름의 한방 물리요법으로 자리 잡았다. 일찍 수기치료가 의료행위로 인정된 곳은 서양이었다. ‘카이로프랙틱’이라는 치료법인데, 아마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1895년 미국의 치료사였던 대니얼 파머(D.D. Palmer)는 청각장애 환자를 치료하던 중 ‘뚝’ 하고 뼈가 움직이는 소리를 들었다. 놀랍게도 그 환자는 그때부터 조금씩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파머는 중추인 뇌와 말초의 조직을 연결하는 건 신경이며, 신경이 척추를 지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리고 척추에 이상이 생기면 말초에 각종 문제가 생긴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러한 가설을 바탕으로 창안된 치료법이 척추를 교
3월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대지가 숨을 고르며 봄의 생명력을 품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얼어 있던 흙이 풀리고, 나무 끝마다 연둣빛 기운이 맴돈다. 차가운 공기 사이로 부드러운 온기가 스며들고, 자연은 조용히 새 출발을 준비한다. 계절의 전환점에 서 있는 이때, 사람의 몸과 마음, 그리고 얼굴의 기운 또한 함께 움직인다. 인상학에서 얼굴은 한 사람의 삶이 머물고 기운이 드나드는 통로로 본다. 생각과 감정, 생활 태도와 습관이 축적되어 드러나는 곳이 바로 얼굴이다. 3월의 피부 관리는 운의 흐름을 정돈하는 과정이다. 겨울 동안 움츠러들었던 기운을 깨우고, 새로운 계절의 흐름에 자신을 맞추는 준비 단계라 할 수 있다. 환절기의 큰 일교차와 건조한 바람은 피부 장벽을 약하게 만들고 수분을 빼앗는다. 얼굴이 푸석하고 칙칙해지면 인상 또한 위축되어 보인다. 인상학에서는 얼굴의 윤기와 광채를 관록과 재복을 담는 그릇으로 여긴다. 맑고 밝은 피부는 자연스럽게 신뢰와 호감을 불러오고, 어두운 안색은 기운이 막힌 듯한 인상을 준다. 결국 피부의 상태는 곧 삶의 흐름을 비추는 거울이다. 이마는 하늘의 기운을 받는 자리이다. 이마가 탁하고 건조하면 윗사람의 덕이 약해 보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