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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철근 누락 “건설 안전사고, 건설산업 민낯 드러나”

-한국 건설업계, 철근누락·부실시공 지속...몸살
-시공·하도급·설계부터 감리·자재까지 온통 카르텔...총체적 난국인 건설업계
-철근누락 사태는 일부일 뿐..."업계 전반 개혁과 변화 시급하다"

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 의식주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기본이 되는 3대 요소로 꼽힌다. 인류 역사상 늘 고민이었던 게 입고 먹는 문제였다면, 현대인들의 가장 큰 고민은 주거문제다. 

 

내 집이건 전세건 월세건, 집은 가장 안전하고 안락한 휴식처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은 공사붕괴·철근누락 사태 등 부실한 건설 문제로 건설업계 전반은 물론 시민의 삶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2022년 1월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이던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건축물이 붕괴했다. 이후, 2023년 4월 LH가 발주하고 GS건설이 시공을 담당한 인천검단 LH아파트 신축공사에서 도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그 밖에도 몇몇 건설현장의 안전사고는 우후죽순 일어났다. 이에 정부는 화물연대 건설노조의 불법 근절 등 개혁에 이어 공공분야를 포함 건설 전반에 걸친 구조개혁을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건축위원회 조사결과, 광주 화정동 민간아파트 붕괴와 LH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는 철근 누락과 콘크리트 강도 부족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더불어 설계, 시공, 감리 등 전반에서 총체적인 관리부실이 있었던 것도 심각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LH 노동조합 관계자는 GS건설 검단아파트 붕괴사고에 대한 충격으로 전국 현장에 대해 자체 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91개 단지 중 15개 단지에서 철근 누락이 있었고, 대부분 무량판 구조로 설계된 지하주차장에서 철근(전단보강근)이 누락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지난 7월 말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공정거래위원회는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드러난 LH 아파트 15개 단지의 시공사들이 하도급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키로 하고, "부실공사를 유발한 설계, 감리 담합, 부당 하도급 거래 등을 조사 중에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LH 전직 관료를 영입한 설계용역 및 감리용역 업체들이 수주한 곳이 포함돼 있다"며 "전관특혜가 인천검단아파트 붕괴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의심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건설산업 전반의 고질적인 문제로 전관 특혜가 없었는지 공익감사를 요청했다.

 

철근누락 사태가 생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건축위원회가 조사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공공 공사를 수주해 품질을 책임지고 있는 시공사와 하도급 체계가 철근누락 사태의 1차적인 원인으로 드러났다.

 

경실련에서 지적한 설계와 감리업체의 부실과 선정과정에서 발주처인 LH의 카르텔 연관성과 책임이 있음도 지적됐다. 

 

다만 카르텔과 다소 무관한 민간주택 현장의 붕괴사고와 철근누락 사태는 카르텔을 포함한 시공사, 하도급업체, 설계 및 감리업체 등의 종합적인 공사관리체계 부실이 문제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LH와 같은 공공기관이 법적으로 의무 구매해야 하는 레미콘 등 중소기업 장비나 시설, 설비 등의 품질관리 문제도 이번 책임에서 비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터져 나온 '총체적 난국'이라고 표현하는 게 타당하다.

 

결과적으로 일련의 사태에 대한 제도적 책임이 있는 국토교통부도 책임을 면할 수가 없게 됐다. 

 

철근 누락사태를 직면한 대한민국 건설업계는 이번 기회에 공공분야뿐만 아니라 민간분야까지 전반에 걸쳐 상호 면피성 공방에 머물지 말고, 근본적인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을 고민해야 선진적 건설문화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호황기에 가려졌던 부끄러운 민낯 드러나

일련의 사태로 바라본 21세기 대한민국의 건설업계는 아파트 철근 누락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주택건설 호황기에 가려져 있던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건설업계의 대대적인 개혁과 변화를 통해 새롭게 거듭나 국민의 안전과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건설산업은 대한민국 GDP의 큰 축이었고, 경제발전에 대한 기여도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역사만큼 오랜 관행과 불법으로 얼룩진 현실 또한 철저한 변화와 개혁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을 인식하고, 이번 사태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선진 문화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