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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마켓의 목소리] “골디락스 경제의 끝엔 항상 곰이 기다린다” 美 장기금리 변동 요인과 전망

WRITER 김주신 | 월가의 경제학자들은 현재 상황을 ‘시대 불변의 동화’ 같은 이야기에 빗대고 있다. 시장은 춥지도 덥지도 않다. 하지만 골디락스 이야기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은, ‘끝엔 항상 곰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골디락스 경제’란 영국 전래동화인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 나온 장면에서 차용한 경제용어다. 

동화에서 골디락스(금발소녀)는 곰이 끊인 3가지 수프 중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 대신 적당한 온도의 수프를 먹고 기뻐했고, 너무 크거나 작은 의자 대신 적당한 의자에 편하게 앉았으며, 너무 딱딱하거나 푹신한 침대 대신 딱 적당한 침대에서 곤히 잠든다.
이를 경제 상황에 대입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호황을 의미하는 단어로 차용된 것이 ‘골디락스 경제’다. 요컨대 경제가 높은 성장을 이루고 있더라도 물가 상승은 없는 상태를 말하는데,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중국이 2004년 9.5%의 고도성장을 하면서도 물가상승이 없는 것에 관해 ‘중국 경제가 골디락스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골디락스 경제’란 물가상승 압박 없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경제 상황을 말하는데,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호황을 말하기도 한다.)


소프트랜딩에 회유적인 시각을 가진 경제학자들은 우리 경제가 ‘언제’ 둔화가 나타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둔화하는 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시중금리가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연일 요동을 치고있다. 그 결과 한때 미국 국채(TB) 10년 금리가 5%를 상회했던 급박한 흐름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금리의 절대적인 변동성이 큰 상황들은 지속되고 있다.

 

드디어 나타난 고금리 영향력
최근 최고점을 보여준 금리는 드디어 고용률 둔화와 소비자 신뢰도 하락에서 그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소프트랜딩’에 대한 시그널로 사용될 수 있다. 10월 비농업 고용 수는 15만으로 전월의 절반 수치이며, 동기간 실업률은 2년 최고점인 3.9%를 상회하고 있다.

 

임금 또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가계에 부담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들은 Fed에 좋은 소식인데, 그 이유는 추세선을 상회하는 임금상승률이 중앙은행의 인플레 목표인 2%에 도달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이 구매력과 경제 방향 결정할 것
앞으로 다가올 노동시장의 상황이 소비자 구매력과 경제 상황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다. 만약 실업률이 계속 상승한다면 소비자 신뢰도를 낮출 것이다. 현재로선 경기에 대한 낙관론이 우세하고 있다. 그리고 Fed의 2번 연속 금리 동결은 연준 파월 의장이 중앙은행이 금리를 더 올려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말과 함께 정부의 너무 타이트한 경기 긴축 반복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긴장감을 안정시켰다.

 

정책금리 기조는 ‘higher for longer’
지난 5월 중순 3.4% 수준이었던 미국 국채 수익률은 최근 4.9%를 넘어 2007년 7월 이후 약 16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하였다.

 

미국 장기금리의 상승요인으로는 중립금리의 상승 전망과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국채수급 악화 및 신용 리스크에 의한 금리 상승 압력 증가,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유가 우려 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1월 6일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인 Fed 금리가 5.40%로 중립금리를 크게 웃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기는 미국 경기는 여전히 안정적이고 인플레이션율도 좀처럼 낮아지고 있지 않아 시장에서는 중립금리가 상승하여 ‘통화 긴축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FRB는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으며, 또한 내년에 금리 인하를 하더라도 0.5%p 정도에 그쳐 더 높은 정책금리를 더 오래 유지한다는 자세(“higher for longer”)를 보이고 있다.


9월 이후의 장기금리 변동 요인
9월 이후의 장기금리 변동 요인으로는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국채 증발, 새해 예산을 둘러싼 의회 혼란과 정부 폐쇄 위험 등이 커지는 가운데 신용평가기관들의 미국 국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 리스크에 대한 경계가 국채 매도를 초래해 장기금리를 상승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기금리를 정책금리 전망에 근거하는 부분과 국채수급이나 신용 리스크에 근거하는 부분(term premium)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최근에는 후자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장기금리 변동의 또 다른 요인으로 최근 고유가는 경기(수요)보다 산유국의 감산과 지정학 리스크를 강하게 반영한 것으로 이 같은 공급 제약에 따른 고유가는 기업의 이익률 저하나 가계의 실질소득 감소를 통해 경기를 악화시켜 기대 인플레이션율이나 장기금리를 오히려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정책금리나 장기금리가 ‘명목 잠재 성장률’을 일정 기간 상회하면 실물자산 투자환경이 악화되어 경기후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간 프리미엄 주도의 금리 상승이 확대될 경우 실물경제의 타격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주식, 상업용 부동산 등 자산가격을 하락시켜 지역은행 파산을 통해 금융 불안이 지연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하를 유도해 장기금리를 하락시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파월 “추가 긴축 적절하다면 주저하지 않을 것”
2023년 말부터 2026년 말까지 장기금리와 정책금리 간 금리차는 ▲0.5% →▲0.1% →+0.3% →0.0%의 추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같은 기간 FRB와 시장의 예상을 평균한 정책금리 수준은 5.5% → 4.9% → 4.1% → 3.6%로 낮아질 전망이다. 이를 역산하면 미국의 장기금리는 2023년 말부터 5.0% → 4.8% → 4.4% → 3.6%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난 11월 9일 IMF 연설에서 파월 연준 의장은 “추가적인 긴축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주저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정책 당국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2%)까지 떨어뜨리는 데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 그러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확신은 부족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