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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시리즈 18번째 이야기 "예술로 말하는 현대 사회의 이야기"

'AI 비서'와의 소통으로 현대인의 모습 담아낸 'AI 융합극'
황미숙 감독 "백남준 등 앞서간 예술가들 통해 예술적·철학적 사고 계승할 것"

지이코노미 신경식 기자 | '퍼포먼스그룹 153'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소통 시리즈 18번째 이야기를 선보여 큰 갈채를 받았다.

 

이번 공연은 퍼포먼스그룹 153(대표 황미숙)이 갖고 있는 독특한 예술세계를 도큐먼트 퍼포먼스인 ‘Back to the 4' 33" 그 이후’ 와 융합극 ’쎄끄레따리아’를 통해 관객들과 소통했다.

 

 

퍼포먼스그룹 153은 2009년 설립된 전문 예술 단체로, 다양한 표현 예술 장르를 아우르는 문화예술 공연을 기획하고, 예술을 통해 삶에 대한 주제와 인간이 느끼는 진정성을 담은 융합공연을 지향하는 공연예술 단체다.

 

특히 시대의 화두가 되는 키워드를 주제로 한 '소통' 시리즈 와 도네이션 퍼포먼스 ‘체인지 오브 시즌'을 통해 공연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함께 하려고 힘쓰고 있다.

 

이번 '소통 시리즈 18번째 이야기'는 현대 사회의 다양한 이슈를 예술을 통해 다루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두 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대 사회의 소외와 소통 부재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1부 공연인 "Back to the 4'33" 그 이후"는 백남준과 존 케이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특히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예술가 백남준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고, 공연예술에 대한 새로운 시선으로 그의 철학과 예술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공연예술 평론가 김호연은 "퍼포먼스그룹 153은 춤, 음악, 연극 등 무대 공연 예술에 펼칠 수 있는 여러 요소를 결합해 '총체적 무대극'을 충실하게 실천하는 단체로 그 의미를 지닌다" 고 평했다.

 

그가 언급한 대로 그들의 작품 성향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실험적인 공연작품이기도 한 이 작품은 G contemporary의 <Random Access Stage X : Login> 일환으로 라이브 스트리밍 됐으며, 백남준의 예술 세계와 그의 메시지를 공감할 수 있는 도큐먼트 퍼포먼스다.

 

이어지는 2부 공연인 ‘융합극 Secretaria’는 스페인어로 '비서'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 작품은 현대 사회에서 정보와 지식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에 대한 편의와 제공을 해주는 삶의 '비서' 인 AI와 함께 하는 현대인의 생활을 이야기하고 있다.

 

명예와 성공을 추구하는 분위기 속에서 살아가는 디지털 중심의 개인주의 사회에 대해 융합극 ‘Secretaria’는 현실의 삶에 느껴지는 소외와 그리움을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의 작, 안무 연출가인 황미숙은 퍼포먼스룹 153의 대표다. MBC 22기 공채 연기자 출신이며, 성신여자대학교 융합문화 예술대학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국립극장 공동기획작과 문화역 서울 284 기획작 등 작품을 연출하고, 크리틱스 초이스 안무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녀는 무용을 비롯해 음악, 연극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융합한 작품을 통해 따뜻한 감성과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하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

 

황미숙 대표는 "이번 작품을 통해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연계하는 시효라고 말할 수 있는 백남준의 예술적인 철학을 되짚어 보며 과거에 앞서갔던 예술가들을 현 시대에 어떻게 재조명하고, 그들의 예술적이고 철학적인 사고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 공간과 지식이라는 것이 부를 축적한다'고 말한 앨빈 토플러의 말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모습을 통해서 좀 더 '인간 정서의 본질이 무엇일까?', '인간은 무엇을 더 갈구할까?'를 생각하며 작품을 그려가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이번 공연 작품 ‘Secretaria’에서 앵커 역을 소화한 배우 하민우의 연기도 돋보였다. 정확한 딕션은 물론 탁월한 무용 실력으로 훈련된 배우의 면모를 선보였다. 작품 속 '앵커'는 성실하며 참을성이 많고 비전과 꿈을 향해 도전하는 인물이다.

 

하민우는 "현대인의 삶을 대변하는 앵커라는 인물의 정서를 세심하게 분석하고 표현하는 데 집중하며, 정보와 지식에 시달리는 직업적인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 인문학과 사회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계원예고에서 무용을 전공하고 서울예술대학교 연기과를 졸업한 하민우는 최근 청주국제액팅어워즈에서 연극 부문 개인 대상을 수상하는 등 연극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편 이번 퍼포먼스그룹 153의 18번째 ‘소통’ 시리즈에는 그간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활동하던 MBC 탤런트 전다정이 새롭게 공연 홍보담당으로 활약했으며, 한국방송연기자협회 사무총장 최범호 배우가 선 굵은 연기를 선보였다.

 

무용가 김순정(성신여대 교수), 첼리스트 박혜준, 화가 이은, 배우 배형빈, 이율빈, 우재원, 안치현, 이현승도 열연을 펼쳤다.

 

‘소통시리즈 18번째 이야기’는 현대 예술과 사회적 메시지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공연으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기대를 갖게 하는, 따뜻한 봄날의 온기 같은 무대를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