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정재영 기자 | 폐경이 오지 않은 여성은 일반적으로 한 달에 한 번 생리를 한다. 짧게는 3일 길게는 7일 동안 지속되는 생리기간 동안 많은 여성이 통증과 불편함을 느낀다. 생리통이라 부르는 이 통증은 개인별 차이가 극명한 편이다. 누군가는 평소와 비슷하게 지나가지만 생리통이 심한 경우 쥐어짜는 듯한 복통과 편두통, 요통 등의 다양한 통증이 동반된다.
매달 고통이 반복되지만 생각보다 생리통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 알고 이를 적극적으로 치료하려 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매달 한 번씩 찾아오는 어쩔 수 없는 증상으로 여기고 진통제 등으로 황상을 모면한다. 그러나 생리통이 심해지는 것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으므로 자궁 건강 상태를 파악해 통증을 줄이는 것이 좋다.
이와 관련해 우먼닥 네트워크 오산역점 청담한의원 김동규 원장은 “생리통은 크게 원발성과 속발성 통증으로 구분된다”며 “원발성 생리통은 생리 때 자궁에서 나오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에 의하여 자궁근육의 심한 수축 때문에 나타나는 통증이다. 크게 심하지 않은 한 참아도 몸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 반면, 속발성 생리통은 자궁근종이나 선근증·내막증 등의 기저질환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속발성 생리통을 단순 생리통으로 여기고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될 위험이 크다. 기질적 질환을 우선적으로 치료해야 통증을 개선할 수 있다. 일상 속에서 △결혼 후 없던 생리통이 생겼을 경우 △생리 기간과 무관하게 하복부 통증, 불쾌감이 발생하는 경우 △자녀 출산 후 처음으로 생리통이 나타난 경우 △생리량과 출혈 기간이 길어진 경우 속발성 생리통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생리통 증상이 심한 경우 우선 원인 질환이 있는지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한의원에서는 진맥과 복진, 망진(얼굴색), 설진(혀), 혈진(8개의 혈 자리)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환자의 몸 상태를 살핀다.
우먼닥 네트워크 은평응암점 경희튼튼한의원 박정훈 원장은 “한의학적으로 생리통은 '불통즉통(不通則痛)' '불영즉통(不榮則痛)'의 기전으로 나타난다. 불통즉통이란 어떤 원인에 의하여 기혈 순환이 막혀 생긴 어혈이 자궁에 쌓여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고,불영즉통은 기혈부족,선천적 후천적 자궁 기능의 허약 등으로 자궁이 영양공급을 받지 못하여 발생하는 통증”이라며 “막힌 기(氣)와어혈(瘀血), 습(濕), 담(痰) 등을 제거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한의원에서는 일시적 통증 억제가 아닌 자궁의 기능을 깨끗하고 건강하게 회복시키는데 중점을 둔다. 가장 먼저 개인의 체질과 증상, 원인에 따라 여러 방법으로 자궁의 컨디션을 개선하는 한약을 처방한다. 한약은 비장(脾臟)을 보하여 부족한 자궁혈류량을 보충하고, 하복부 순환을 막는 어혈, 습담을 제거한다. 또 신장(腎臟) 기능을 강화해 자궁 허약, 냉증 등을 개선한다.
이때 한약에서 추출, 정제한 치료성분을 자궁 기능을 강화해주는 혈자리에 주입하는 약침요법이나 쑥의 따뜻한 기운으로 자궁과 그 주변 부속기의 혈관 흐름이 원활하게 돕는 뜸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끝으로 김동규·박정훈 원장은 “생리통은 자궁 내막의 회복과 치유를 위한 과정인 만큼 규칙적인 식사와 복부와 하체를 따뜻하게 하는 습관, 환경 호르몬 노출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생리통의 원인을 파악해 기능적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좋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