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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설해원 레전드 매치' 주최한 박세리 감독 밝혀

-21일 강원도 양양 설해원 골든비치CC에서 티오프
-첫날은 레전드와 현역 선수가 한 조가 돼 포섬 경기. 22일은 현역 선수들만 겨루는 싱글 매치 플레이

이번 대회에 참가한 레전드와 현역 선수들이 21일 아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앞줄 오른쪽부터 줄리 잉스터, 애니카 소렌스탐, 박세리, 로레나 오초아, 뒷줄 왼쪽부터 아리야 주타누간, 렉시 톰슨, 박성현, 이민지

 

[양양 설해원골프장=골프가이드 김대진 편집국장] “다들 바쁘지만 좋은 의미에서 뜻을 모아서 하게 됐다. 협조해준 줄리, 애니카, 로레나와 현역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이번 대회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앞으로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국 여자골프의 영웅, 박세리(42) 2020년 도쿄올림픽 골프 국가대표 여자감독은 21일 강원도 양양 설해원 골든비치CC에서 개막한 '설해원 레전드매치' 경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감독은 또 “(이번 대회가)새로운 골프 역사의 시작이 될 거라 생각한다. 레전드와 현역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플레이를 한다는 건 이례적이다. 오랜만에 선수 때의 설렘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대회장에 나온 수많은 갤러리들. 선수들이 1번 홀 티샷을 하고 난 뒤 갤러리들이 선수들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박 감독이 골프 대회에 출전하는 건 지난 2016년 10월 인천 영종도 스카이72에서 치른 은퇴 경기 이후 35개월 만이다. 박 감독은 은퇴 이후 개인 사업을 하면서 클럽을 전혀 잡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이 대회를 앞두고 다시 클럽을 들고 구슬땀을 흘렸다. 그는 “초청하는 입장에서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그래서 연습도 가장 많이 했다. 하지만 선수 때와 전혀 몸이 다르다. 솔직히 (잘 치기가) 쉽지 않더라. 한동안 하지 않은 것을 하다보니 몸이 이곳저곳 아프다”고 말했다.

대회 개막식에 앞서 정렬해 있는 선수들과 기수단

 

박 감독은 또 "1998년 US여자오픈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대회 우승을 계기로 내 이름이 알려진 것 같다"며 "우승의 순간뿐만 아니라 필드 위에 서 있었을 때 팬들이 들려주었던 환호성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설해원 골프장내 설해원 레스토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박 감독을 비롯해 줄리 잉스터(59·미국), 애니카 소렌스탐(49·스웨덴), 로레나 오초아(38·멕시코)와 박성현(26), 이민지(23·호주) 아리야 주타누간(24·태국) 렉시 톰슨(24·미국) 등 LPGA 투어를 대표할만한 전현직 선수 8명이 참석했다.

참가 선수들의 국적기와 대회기를 든 기수단이 정렬해 있다.

 

이 자리에서 레전드 선수들은 자신의 파트너인 현역 선수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고 현역 선수들은 레전드들에게 존경심을 나타냈다.
줄리 잉스터는 파트너인 이민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선수다. 현재 투어에서 같이 뛰고 있기 때문이다"면서 "단점은 말할 것이 없다. 언젠가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으면 하는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태극기와 대회기를 든 기수들이 개막식장에 입장하고 있다.

 


애니카 소렌스탐은 박성현에 대해 "많이 알진 못하지만 TV에서 많이 봐왔다. 박성현 비롯해 현역 선수들 모두 대단하다. 오늘 같이 치면서 서로에 알아나가는 것에 기대가 된다"고 기뻐했다.

박 감독은 "톰슨과 은퇴 전에 투어에서 같이 쳐봤다. 미국을 대표하는 선수다. 젊음과 좋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 선수다"면서 "비거리도 남자들과 비슷하게 나간다. 오늘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파트너를 믿고 편안하게 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줄리 잉스터(앞)와 렉시 톰슨(뒤)이 박세리 감독의 소개에 따라 개막식장에 입장하고 있다. 뒤에선 미국 성조기와 대회기를 든 기수들이 뒤따르고 있다.

 

로레나 오초아는 "아리야라는 이름이 멕시코 발음과 비슷해서 좋다"고 웃은 뒤 "드라이버를 치지 않는다고 해서 놀랐다. 이 우정을 끝까지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에 대해 현역 선수들도 화답했다. 톰슨은 "4명 모두를 우상으로 바라보며 커왔다. 코스 위에서 실력만이 아닌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을 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이러한 모습에 영감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이민지는 "너무 어려서 TV에서도 잘 보지 못했다. 다들 대단한 선수라는 것은 안다. 골프 코스 위에서나 밖에서나 큰 우상들이다"고 밝혔다.

호주의 이민지가 박 감독의 소개에 따라 개막식장에 입장하고 있다.

 

주타누간은 "투어를 뛰면서 잉스터, 박세리 함께 뛸 수 있어 영광이었다. 정말 대단한 선수들이다. 또 저에게 영감을 많이 준 선수들이다.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고마움도 함께 전했다.

박성현은 누구보다 감격해 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어릴 때 박세리 프로의 사인을 코팅해 그것을 보며 연습을 했었다. 오초아는 엄마와 제가 개인적으로 팬이라 갤러리로 직접 가서 보기도 했다. 잉스터, 소렌스탐에 대해서는 코치께서 저렇게만 됐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다. 이렇게 네 분과 함께 이번 경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 첫 우승만큼이나 큰 영광으로 다가올 것 같다"고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레전드와 현역 선수들이 경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사진 :세마스포츠마케팅 제공)

 

21일 시작된 포섬 매치는 레전드와 현역이 한 조가 돼 경기를 펼친다. 먼저 줄리 잉스터-이민지, 박세리-렉시 톰슨이 1그룹, 애니카 소렌스탐-박성현, 로레나 오초아-주타누간이 2그룹으로 맞대결을 펼쳐 우승팀을 가린다.

현역 선수 4명이 샷 대결을 펼치는 22일 스킨스 게임에서 모인 상금은 강원도 산불 이재민 돕기에 기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