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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잇단 악재로 8년 만에 ‘적자 전환’

폭발사고 등 잇단 악재로 올 1분기 영업손실 860억 ?
미래 먹거리? 신동빈 회장 선택 ... 그룹 성장 아킬레스 건 되나

롯데케미칼이 올해 1분기 대산공장 폭발사고와 저유가 등 잇단 악재로 8년 만에 적자전환하면서 신동빈 회장의 `뉴 롯데`가 다시 위기에 직면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그룹의 유통 부분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인 롯데케미칼까지 대내외 악재로 작용하면서 신동빈 회장의 '뉴 롯데’ 구상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롯데그룹 매출에서 유통과 화학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는다.

롯데케미칼은 1분기 실적이 연결 기준 매출 3조2756억원, 영업손실 86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11.3%, 전년 동기 대비 9.6%나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2년 2분기 이후 8년 만에 적자이며 분기별로는 31분기 만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된 세계 경기둔화와 이어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하락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3월 발생한 대산공장 사고에 따른 일부 공장 가동중단과 해외 자회사 설비 보수에 따른 일회성 비용도 손익에 반영됐다. 롯데케미칼은 사후 검사를 통해 공정 내 압축기에 손상이 있음을 확인했고 일본 제작업체에 보내 정밀 검사를 진행한 후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사고로 200억원 이상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고로 인해 가동 중단된 나프타 공정의 보수 및 시험 가동도 3분기에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올해 1분기 '어닝 쇼크'가 2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대규모 투자 계획이 수립돼 있으나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높고 이에 따른 제품 수요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제 유가 급락으로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내려가고 있어 석유화학사들이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지만 롯데케미칼은 이마저도 웃지 못하는 실정이다.

롯데케미칼이 3조50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5월 본격 가동에 들어간 미국 에탄분해시설(ECC)은 원유보다 생산비용이 높은 셰일가스 기반으로 유가가 하락하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ECC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그려온 롯데케미칼 미국 법인 LC USA의 실적 악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LC USA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39억 원에 그치며 수익성이 감소했다. LC USA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분기 98억원 △3분기 346억원 △4분기 349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4.10%를 달성해 롯데케미칼(7.32%)보다 높았다.

문제는 롯데케미칼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만큼 롯데의 화학사업 육성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초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일본의 석유화학 기업 인수·합병(M&A)를 추진하는 등 석유화학 분야에서의 사업 확장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화학 부문의 핵심인 롯데케미칼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대규모 투자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0 사태로 한·일 양국의 교류가 차단된 상황에서 일본 기업 인수 등 신 회장이 추진 중인 공격적인 사업 전개는 어려울 것"이라며 “롯데그룹 양대 축으로 성장한 롯데케미칼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 롯데그룹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