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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미켈슨에 설욕... 2000만 달러 기부

-브래디의 찢어진 바지. 미켈슨의 'US오픈 무관' 개그

타이거 우즈(오른쪽)와 필 미켈슨(왼쪽)이 각각 톰 브래디(왼쪽 두 번째), 페이튼 매닝과 호흡을 맞춰 25일 새벽(한국시간) 펼친 두 번째 대결은 우즈 조의 1홀차 승리로 끝났다. 당초 상금으로 내건 1000만달러의 코로나19 자선기금은 두 배가 됐다.[USA 투데이 연합뉴스]

 

[G-ECONOMY 김대진 편집국장]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가 필 미켈슨(50·미국)과 18개월 만에 다시 가진 맞대결에서 지난 패배를 설욕했다.

우즈는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의 메달리스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더 매치: 챔피언스 포 채리티(The Match: Champions for Charity)'에서 1홀차 승리를 거뒀다.
 
지난 2018년 11월 열린 승부에서는 연장 접전 끝에 미켈슨이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두 사람은 이번에 다시 만나 경기를 펼쳐 우즈가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팀을 이뤄 진행됐다. 우즈는 미국프로풋볼리그(NFL) 스타 페이튼 매닝(44)과 미켈슨은 톰 브래디(43)와 각각 짝을 이뤄 한 팀이 됐다.
 
전반 9홀은 포볼(각자 공으로 경기 해 더 좋은 성적을 낸 선수 스코어 기록), 후반 9홀은 각자 티샷 후 더 좋은 위치의 공을 같은 팀 선수들이 번갈아 샷을 하는 베스트 볼 방식으로 진행됐다.

1, 2번홀 무승부를 거둔 양 팀은 3번홀(파5)에서 우즈가 버디를 잡아내며 1홀 리드를 잡았다. 우즈는 4번홀(파3)에서 다시 버디를 했고 6번홀(파4)에서 한 타 더 줄였다.

 
우즈-매닝조는 전반 9번홀까지 3UP으로 앞서갔다.
 
후반 홀에선 미켈슨조가 치고 올라왔다.
 
11번홀(파4)에서 미켈슨이 원 온을 시도, 프린지에 공을 보냈다. 이를 브래디가 침착하게 이글 퍼트로 성공시키며 추격에 나섰다.
 
14번홀(파4)에서는 매닝이 파 퍼트를 실수해 격차가 한 홀로 줄었다.
 
그러나 아쉽게 추격은 여기서 끝났다.
 
16번홀(파3)부터 18번홀(파4)까지 3연속 무승부를 기록하며 우즈-매닝 조가 우승을 확정했다.
 
당초 이 경기의 코로나19 기금 모금 목표는 1000만 달러(약 123억원)였으나 온라인 기부 금액에 힘입어 두 배인 2000만 달러를 모았다.
필 미컬슨이 25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메달리스트 골프클럽에서 펼쳐진 ‘더 매치, 챔피언스 포 채리티’ 1번홀에서 타이거 우즈가 지켜보는 가운데 티샷하고 있다. [USA 투데이 연합뉴스]

 

18개월 만에 다시 맞붙은 우즈와 미켈슨의 '세기의 골프 대결'은 멋진 경기와 훈훈한 나눔 외에 필드 안팎의 유머로 즐거움을 안겼다.

우즈와 한 팀으로 나선 매닝이 선전하는 사이 브래디는 초반 잇단 실수를 하며 대조를 보였다.
 
해설자로 나선 농구 스타 찰스 바클리(미국)는 4번 홀(파3)에서 티샷한 공을 그린에 올리면 5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브래디는 공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고, 바클리는 "그린이 아니라 지구상에만 올리면 준다고 할 걸 그랬다"며 자극했다.
 
브래디가 고전을 면치 못하자 남자골프 세계랭킹 3위 브룩스 켑카(미국)는 브래디가 전반에 파(PAR)를 기록하는 홀이 있으면 10만 달러를 내겠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놀림감이 되던 브래디는 7번 홀(파5)에서 반전을 이뤄냈다.
 
약 100야드 거리에서 네 번째 샷한 공이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가듯 들어가 버린 것이다.
 
그간의 부진을 씻는 극적인 버디였다. 그러나 그가 홀에서 공을 꺼내려 몸을 구부리자 바지 엉덩이 부분이 찢어져 벌어진 모습이 드러나면서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브래디는 "스윙할 때 회전이 많았나보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후 브래디는 11번 홀(파4)에서 미켈슨이 그린 뒤편 프린지에 보낸 공을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승리를 합작하기도 했다.

한때 '앙숙'으로 알려졌던 우즈와 미켈슨은 이날 밝은 표정으로 수시로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치렀다.
 
5번 홀(파4) 입심 대결이 백미였다.
 
한 홀을 단 하나의 클럽으로만 경기하는 '원 클럽 챌린지'가 진행된 이 홀에서 6번 아이언으로 세 번째 샷을 준비하던 미켈슨이 우즈에게 공을 마크해달라고 하자 우즈는 "US오픈 메달로 마크해줄까"라고 말했다.
 
미컬슨이 메이저대회 중 US오픈에서만 우승하지 못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미켈슨은 "메달 있어? 나도 은메달 여러 개 있어"라며 US오픈에서 준우승만 6차례 차지한 아쉬운 기억을 입담으로 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