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자산운용 투자자들에 대한 선지원 결정을 유보하면서, 원금 70%를 선지원하는 한국투자증권과 대비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을 통해 해당 펀드를 매입한 투자자들은 연일 본사 사옥 앞에서 사기판매를 주장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NH투자증권의 이미지 추락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연임에 성공했지만 이번 사태로 자존심을 구겼다. 반면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적절한 대처로 증권가 라이벌 CEO 간 위기대응 능력에서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NH투자증권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에 대한 긴급 유동성 공급을 위한 선지원 안건을 논의했으나 결정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23일 오전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한 중간 검사에서 옵티머스자산운용 현장 검사를 통해 부정 거래, 펀드 자금 횡령, 펀드 돌려막기 등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옵티머스운용은 투안제안서 상에 “안정적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는 취지로 기재해 투자자를 끌어 모은 뒤 실제로는 위험자산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자금은 사모사채 발행사를 거쳐 복잡한 자금이체 과정을 통해 부동산 개발, 상장·비상장주식, 대여 등에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옵티머스의 펀드는 46개, 투자금은 5151억원이다. 이 중 24개 펀드에서 약 2401억원이 환매가 중단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이 지난 17일까지 접수한 분쟁조정신청 69건 모두 NH투자증권 판매 펀드에 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피해자들은 23일 오전 NH투자증권 앞에서 ‘사기판매’를 규탄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번 결정으로 NH투자증권과 투자자들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회사의 신뢰도 하락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NH투자증권에 대한 검사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한국투자증권보다 판매 규모가 훨씬 큰 상황이어서 섣불리 결정을 내리기도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