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AI 자동매매 수익 공유’라는 이름의 신종 금융사기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자동매매,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 첨단 기술 용어를 내세운 이 사기 수법은 얼핏 보면 매력적이고 그럴듯하지만, 실제로는 전형적인 다단계 금융사기의 진화된 형태에 불과하다.
“AI가 알아서 주식이나 가상자산을 매매해 안정적인 수익을 매달 나눠준다”, “지인을 추천하면 추가 수익이 생긴다”, “복잡한 금융 지식 없이도 누구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들은 단순한 유혹이 아니다. 피해자들을 향해 날카롭게 조준된 미끼다.
문제는 이러한 투자 모델이 실제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으며, 조작된 수익률 데이터를 제시하거나 일부 초기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해 신뢰를 쌓은 후, 대규모 신규 자금을 모은 뒤 자취를 감춘다는 점이다.
특히, 지인 추천을 유도하는 다단계 구조로 인해 단순한 금전적 피해를 넘어 인간관계 파탄과 심리적 트라우마까지 유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고수익 보장’과 ‘기술 포장’에 속지 말라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이는 투자 모델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비현실적으로 높은 수익을 단기간에 보장 △AI, 자동매매, 머신러닝 등 첨단 기술 용어의 반복 사용 △지인 추천 시 수익 배분 약속 △수익 창출 방식이 명확하지 않거나 해외 사업체를 내세움 △인허가 여부가 불분명한 해외 금융당국 인증 주장하는 이러한 요소들은 기술 포장을 한 사기의 전형적인 징후다.
특히 투자 권유자가 친한 지인일 경우, ‘의심’보다는 ‘신뢰’가 앞서기 쉽지만, 금융 분야에 전문가가 아닌 이상 반드시 제3자의 객관적인 조언을 구해야 한다.
5가지 사전 예방 원칙은 △비현실적인 고수익 약속은 무조건 의심하라 △지인 추천을 조건으로 한 투자는 단호히 거절하라 △기술 용어에 현혹되지 말고 실체를 검증하라
사업모델과 자금 흐름을 명확히 확인하라 △투자 전 반드시 전문가나 제3자와 상의하라, 이 다섯 가지 원칙만 지켜도 대다수의 금융사기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나는 괜찮겠지”, “나는 속지 않아”라고 생각했지만, 사기범들은 인간 심리의 틈을 교묘히 파고든다. 소액 투자를 통해 신뢰를 얻고 점차 투자 금액을 늘리게 만드는 ‘점진적 설득’ 기법은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를 노리고 있다.
특히 지인이나 가족을 통한 접근은 피해자들이 거절을 어렵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사기범들은 우리의 감정과 신뢰, 그리고 부에 대한 욕망을 이용한다. 그들에게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의심’과 ‘상식’이다.
■건강한 투자 문화가 대한민국 경제를 살린다
금융사기를 예방하는 일은 단지 개인의 재산을 지키는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의 경제 생태계를 보호하는 일이다.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건전한 투자 문화 정착은 곧 중소기업 육성의 토대가 된다. 올바른 금융 인식을 가진 투자자만이 진짜 필요한 곳에 자금을 흘려보낼 수 있다.
금융사기예방연구소는 단순히 사기를 막는 데 그치지 않는다. 투명하고 안전한 투자 환경을 조성해 건강한 기업이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속삭임이 들려온다면, 한 발짝 물러서서 생각하라. 당신의 작은 경계심이 대한민국 금융시장의 큰 미래를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