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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지사 “해남, AI·에너지 전환의 중심축…전남 산업 지도가 여기서 다시 그려진다”

- 전남연구원 ‘ACE 해남’ 10대 비전 공개 군민 관심 집중
- 현장 건의 이어지자 즉답 농업·물류·어항·교통 전 분야 논의
- 글로벌 투자 흐름 속 해남 역할 부각 전남 대전환의 실제 거점으로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해남군청 대회의실 분위기는 평소와 달랐다.

 

 

20일 열린 ‘해남군 정책비전투어’는 행정 일정의 범위를 넘어, 전남의 산업 지도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자리였다.

 

해남이 AI·에너지 전환 시대의 중심축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날 김영록 도지사와 명현관 해남군수, 김성일·박성재 전남도의원, 이성옥 해남군의회 의장, 지역 청년과 군민 등 120여 명이 참석해 비전투어가 진행됐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환영사에서 “전남은 소외의 땅이 아니라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변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K관광 흐름과 농축수산업의 확장 속에서 해남의 존재감이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다며, 인공지능·에너지·농업·문화가 자연스럽게 하나의 흐름을 이루는 해남의 구상에 김영록 지사가 힘을 실어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해남을 “RE100·솔라시도·해상풍력의 중심축”으로 키워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최근 글로벌 AI·에너지 투자가 전남으로 몰리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이 거대한 흐름이 모이는 지점에 해남이 서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의 판도를 바꾸려는 전남도의 그림 속에서 해남이 맡게 될 역할이 어디까지인지를 단번에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그가 말한 흐름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오픈AI·SK그룹의 AI 데이터센터, 삼성그룹의 2조5000억 원 규모 국가AI컴퓨팅센터, LS전선이 선택한 국내 최초 해상풍력 전용 항만 등이 대표적이다.

 

전남도가 그동안 추진해온 ‘AI·에너지 수도 전략’이 점차 구체적 형태를 갖춰가는 흐름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해남이 맡게 될 역할도 그만큼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날 전남연구원이 발표한 ‘ACE 해남’ 10대 비전은 해남의 전 영역을 다시 설계하는 수준의 청사진으로 제시됐다.

 

솔라시도를 AI 혁신거점으로 재편하고, RE100 기반의 청정 산업단지를 조성하며, 인구 10만 도시의 기반을 갖추는 구상부터 서남권 해상풍력 전진기지 육성, 기후·스마트 농생명 혁신 확대, 첨단 기술을 접목한 수산업 고도화, 5색 5락 관광 전략을 통한 관광 동선 재구성까지 폭넓은 내용을 담았다.

 

여기에 서남해안 생태정원 벨트 조성, 스포츠 도시 기반 확충, 교통망 강화 등 생활·산업 전반으로 뻗은 구상도 포함됐다.

 

 

군민들은 각각의 비전이 발표될 때마다 자신의 일상과 산업이 어떻게 달라질지 떠올리는 표정이었고, 농업·수산업·관광 등 해남의 기존 강점에 AI와 에너지 기술이 결합할 때 예상되는 변화가 한층 더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정책 토론에서는 현장의 요구가 숨김 없이 이어졌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숙소 문제는 농촌에서 오래된 과제였다. 송영석 조합장은 “유휴시설을 숙소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도비 10억 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고, 김영록 지사는 즉석에서 “절차와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도록 챙기겠다”고 답했다.

 

전남과수연구소 이전 부지 활용 문제도 중요한 안건이었다. 옥천면 이장단은 이전 후 남게 될 부지를 지역 물류 허브로 전환할 수 있게 검토해 달라고 제안했다. 김 지사는 “이전이 마무리되면 활용 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겠다”고 했다.

 

구성항의 지방어항 지정 문제 역시 해남 어민들의 오랜 바람이었다. 김 지사는 해수부와 협의해 지정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밖에도 마산~산이 구간 지방도 확·포장, 공공산후조리원 지원 확보, 청년농업인 정착 기반 강화,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지역 교통 불편 해소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건의가 이어졌다.

 

제시된 비전과 군민들의 현장 건의는 흐름이 달라 보이지 않았다. AI·에너지 전환이라는 큰 축 아래 농수산업 안정, 청년 정착 기반, 생활 인프라 확충, 관광산업 확대가 자연스럽게 연결된 모습이었다.

 

이번 비전투어는 해남이 행정의 수동적 대상이 아니라, 전남의 전략과 산업 흐름을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군민의 요구, 전남도의 비전, 이어지는 글로벌 투자 흐름이 한 공간에서 맞물리며 해남이 전남 도약의 핵심 축으로 다시 떠올랐다는 점을 선명하게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