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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불편 포착률 100%… 민원메신저 6224건으로 또 최고 기록

- 생활현장 곳곳 누빈 제13기 메신저, 지난해보다 54% 늘어난 제보
- 정책 이해·현장 모니터링 교육 강화로 제보의 질까지 한층 높아져
- 우수 활동자 32명 표창 도민 불편을 변화로 잇는 역할 재확인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도 ‘불편 포착률 100%’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 확인시킨 한 해였다.


생활 속 작은 불편부터 제도 개선이 필요한 굵직한 사안까지, 민원메신저들은 마치 ‘현장형 스캐너’처럼 지역 곳곳을 누비며 6224건을 포착했다. 그 결과 4년 연속 최고 기록을 다시 갈아치우는 진기록이 만들어졌다.

 

전라남도는 26일 순천 아모르웨딩컨벤션에서 ‘2025 전남도 민원메신저 성과보고회’를 열고, 올 한 해 현장에서 뛰어온 활동가들의 성과를 공유했다. 행사장에는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김태균 전남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민원메신저 200여 명이 참석해, 마치 ‘현장 해결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연말 총회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올해 제13기 민원메신저는 2월 출범 이후 약 9개월 동안 총 6224건의 생활불편을 제보했다. 지난해 4041건에서 54% 증가한 기록이다. 그러나 눈여겨볼 지점은 증가 폭보다 제보의 질과 범위가 한층 넓어졌다는 사실이다.

 

가로등 고장이나 도로 파손 같은 기본 민원뿐 아니라, 지역축제 운영 미흡, 관광 안내 부족, 농수로 배수 문제, 위험한 통학로 동선, 고령 주민의 이동 불편, 재난안전 취약지, 농촌 버스 정류장 위치 문제 등 도민 생활에 깊숙이 닿아 있는 영역까지 활동이 확장됐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 기후 변화로 인한 민원이 크게 늘어난 점이 올해의 뚜렷한 특징으로 꼽힌다.

 

이 같은 변화는 전남도가 추진한 정책 이해 교육, 전문가 글쓰기 교육, 현장 문제 발견 훈련 등 ‘메신저 역량 강화 프로그램’의 효과라는 평가가 많다. 제보가 단순 신고에서 ‘정책 연결형 제안’으로 발전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성과보고회 식전 행사로 마련된 도정 주요 정책 설명은 참석자들의 이해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올해 전남도가 중점 추진하는 사업 흐름을 파악한 메신저들은 “왜 이런 불편이 생기는지”, “어디에서 병목이 발생하는지”를 구조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한 활동가는 “평소 불편하다고만 생각했던 문제들이 정책적 구조 안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보이기 시작했다”며 “제보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자신감도 커졌다”고 소회를 전했다.

 

본행사에서는 올해 대표 개선 사례가 영상과 발표로 소개됐다.


사고가 잦던 어두운 곡선 구간에 조명이 설치돼 야간 안전도가 높아진 사례, 배수로 정비로 매년 침수되던 마을 골목이 장마를 무사히 넘긴 사례, 통학로 사각지대에 안전펜스가 설치되며 학부모들의 불안이 크게 줄어든 사례, 방치된 공터의 쓰레기 적치 문제를 제보로 신속히 정비한 사례 등이 이어졌다. 작은 변화지만 지역 분위기까지 바꾼 장면들이 소개되며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우수 활동자 32명에게 표창도 수여됐다. 특히 일부 활동가들은 제보 후 개선 여부를 직접 확인하는 ‘후속 점검’까지 이어가며 주민들에게 큰 신뢰를 얻었다. 도 관계자는 “민원 신고에 그치지 않고 개선을 끝까지 확인한 사례가 많았다”며 “이분들이야말로 행정과 지역의 틈을 메워주는 중요한 존재”라고 평가했다.

 

대표단이 낭독한 결의문에는 도민의 불편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변화가 완성될 때까지 책임감을 갖고 움직이며, 현장 중심의 시선으로 도정 흐름을 읽겠다는 다짐이 담겼다. 결의문이었지만, 사실상 올 한 해 활동을 압축한 문장처럼 들렸다는 반응이 많았다.

 

김영록 지사는 “작은 불편 하나도 그냥 넘기지 않고 변화로 연결한 민원메신저야말로 진정한 소통의 달인”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행정이 미처 닿지 못한 틈을 메워준 덕분에 전남 곳곳이 더 안전하고 편안해졌다”고 강조했다.

 

올해의 기록은 숫자가 크다는 사실에 머물지 않는다. 한 건 한 건이 전남의 골목, 농촌, 항구, 마을회관, 산책로, 통학로에서 발견된 실제 장면이었다. 불편을 발견하고, 제보하고, 개선되고, 다시 확인하는 이 순환 구조가 전남도 행정의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하며 지역 신뢰도를 높이는 기반이 되고 있다.

 

전남도는 내년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불편 포착률 100%’라는 표현이 농담처럼 들릴 수 있지만, 올해 민원메신저의 행보를 보면 결코 가벼운 말이 아니다. 전남의 현장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이들의 움직임이 지역 변화를 또 한 번 이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