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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여수산단 대전환 신호탄… 대기업 3곳 한날에 1조2000억 베팅

- 여수그린에너지·한화·LX MMA 참여 147명 고용 효과
- LNG 복합화력·바이오소재·특수 플라스틱 생산시설 구축
- 석유화학 대전환 메가 프로젝트와 연계해 구조개편 가속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도가 여수국가산단의 산업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만한 대규모 투자 유치 성과를 내놨다.

 

26일 동부청사에서 여수그린에너지㈜, ㈜한화 글로벌부문, ㈜LX MMA와 총 1조 2441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으며, 친환경·바이오 중심의 고도화 전략을 본격적으로 여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이번 협약은 신규 고용 147명 창출 효과와 함께, 지역경제 전반에 걸쳐 연쇄적인 파급을 낳을 전망이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전통 석유화학 중심지’로 불리던 여수국가산단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올라서기 위한 첫 구조 전환 발걸음을 구체화했다는 점이다. 협약식에 참석한 김영록 전남도지사, 정기명 여수시장, 각 기업 대표들은 설비 확충이라는 범위를 넘어 “산단 전체의 체질을 바꾸는 투자”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가장 큰 투자 규모는 여수그린에너지에서 나온다. 약 1조 원을 들여 LNG 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은 여수산단의 핵심 기반시설을 한 단계 고도화하는 내용으로 받아들여진다.

 

전력과 스팀을 동시에 생산하는 코젠(Co-Gen) 방식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석탄화력 의존도를 낮추는 데 기여해 산단의 친환경 전환 흐름을 받쳐준다. 전력 수급이 흔들릴 경우 즉시 영향을 받는 산단 특성을 고려하면, 이번 투자는 ‘공급 안정성 강화’라는 직접적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화 글로벌부문은 바이오의약품 제조의 핵심 원료인 고순도 트리스(TRIS)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지금까지는 해외에서 전량 수입해야 했던 품목으로, 국내 바이오산업의 취약 요인 중 하나였다.

 

이번 투자를 통해 공급망 안정성과 기술 자립 가능성이 생기고, 더 나아가 국내 바이오 제조 기반의 경쟁력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화학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토대로 고부가 바이오 소재 사업으로 확장하는 흐름 또한 기업 전략의 폭을 넓히는 결정으로 해석된다.

 

LX MMA가 추진하는 PMMA(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 생산시설 증설도 주목할 만하다. 내마모성·내후성·접착성이 우수한 특수 플라스틱인 PMMA는 자동차, 전자소재, 코팅 분야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는 제품이다.

 

특히 새로 증설되는 3공장의 생산량 중 70%가 해외로 나가며, 전남 수출 동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존 석유화학 제품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은 고부가 제품이라는 점도 산단의 수익 구조 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전남도는 여수국가산단의 체질 개선이 단발성 투자가 아닌 장기 전략 속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판단 아래, 4조 6000억 원 규모의 ‘석유화학 대전환 메가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클러스터 구축, 친환경 화학 특화단지 조성, 고부가 공정기술 개발, AI 기반 생산·운영 혁신 등 산업 전환을 뒷받침하는 인프라와 기술 체계를 함께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여수국가산단은 1967년 가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대한민국 화학산업을 떠받쳐온 핵심 기지다. 하지만 글로벌 탄소 규제 강화, 석유화학 경기 둔화, 고부가 친환경 소재 경쟁 심화 등 대외 환경 변화로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투자협약은 이러한 흐름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산단 전체가 ‘범용 제품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실질적 대응 단계로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영록 지사는 협약식에서 “여수국가산단은 국가 산업을 지탱해온 든든한 버팀목”이라며, 이번 기업 투자와 전남도의 전략사업이 맞물려 지역경제 회복과 산업 대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지역에서는 이번 투자협약을 계기로 기업 간 R&D 협업, 기술 인력 수요 증가, 산단 기반시설 확충, 수출 확대 등 다양한 후속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여수국가산단이 다시 한 번 산업 전환의 중심 무대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