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정부가 경기 방어와 민생 안정을 위해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조기 집행하기로 하면서, 단기간 재정 투입에 따른 물가 자극 우려가 동시에 부상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26조2,000억 원 규모의 추경 가운데 국채 상환 등을 제외한 약 25조 원을 집행 관리 대상으로 설정하고, 이 중 10조5,000억 원을 ‘신속 집행’ 항목으로 분류했다. 해당 예산의 85% 이상을 상반기 내 집행한다는 계획으로, 석 달 동안 약 9조 원 가까운 자금이 시중에 풀리게 된다.
이번 추경의 핵심은 체감도가 높은 민생 지원이다.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1인당 최대 60만 원을 지급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대표적이며, 대중교통비 환급, 문화·숙박 할인, 에너지바우처 등 소비 촉진 성격의 사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정부는 이를 통해 중동 전쟁 여파로 위축된 소비를 빠르게 회복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단기 재정 지출 확대가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경고도 적지 않다. 공급 측 충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수요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릴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과거 소비쿠폰 지급 당시 일부 업종에서 가격 인상이 나타난 전례도 있다.
반면 정부는 물가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추경이 초과 세수를 활용한 재원이라는 점에서 통화량 증가가 크지 않고, 현재 경제가 잠재 성장률 이하에서 움직이는 ‘디플레 갭’ 상황인 만큼 재정 투입이 곧바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번 추경은 ‘속도’와 ‘물가’ 사이의 균형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민생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와 인플레이션 관리라는 과제가 충돌하는 가운데, 단기 처방이 장기 부담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