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예술] 가족을 위해 살고, 구순에 그리다… 이재윤 ‘인생의 풍경’
지이코노미 박영상 객원기자 | 삶의 대부분을 가족을 위해 살아온 한 남자가, 구순에 이르러 비로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서울 관악구청 2층 ‘갤러리 관악’에서 열리고 있는 이재윤 작가의 첫 개인전 ‘인생의 풍경’은 전시의 형식을 넘어, 한 인간의 생애가 어떻게 예술로 완성되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올해 아흔을 맞은 이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자신의 삶을 세상에 내놓았다. 한지 위에 수묵과 채색으로 담아낸 30여 점의 풍경은 자연을 그린 그림이 아니라, 한 가장이 걸어온 시간의 결이자 가족을 향한 마음의 흔적이다. ◇ 가족을 위해 살아낸 시간, 그리고 늦게 시작된 꿈 이재윤 작가는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평생을 건설현장에서 보냈다. 거친 바람과 먼지 속에서 그는 늘 가족을 지켜야 하는 가장이었다. 철근과 콘크리트를 다루던 그의 손은 생계를 위한 손이었다. 풍경을 바라볼 여유도, 그림을 그릴 시간도 그에게는 사치에 가까웠다. 그에게 삶은 언제나 선택이 아닌 책임이었다. 그렇게 지나온 수십 년의 시간. 은퇴 이후에야 그는 비로소 붓을 들었다. 70세에 시작한 그림. 누군가는 늦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의 시작은 결코 늦지 않았다. 오히려 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