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가족 슬픔의 순간을 ‘영업 기회’로 만들지 말자
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이건 상조가 아니라 강매입니다.” 최근 그를 만나 장례식장 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듣고 있자니, 기자로서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도 불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유가족의 슬픔 한가운데서조차 ‘상품 추가’를 설명해야 하는 사람들. 이들의 목소리는 지금까지 너무 오래 외면되어왔다. 요즘 유가족들은 똑똑하다. 장례식장 견적과 상조 견적을 비교하고, 어떤 게 더 효율적인지 파악한다. 그리고는 이런 말을 한다. “그냥 장례식장에서만 하면 더 싸더라고요.” “상조는 가입할 땐 다 해준다고 해놓고, 막상 와서는 다 추가하라 하던데요?” 실제로 상조상품에는 ‘명품수의’, ‘고급 유골함’, ‘리무진’, ‘도우미 제공’ 같은 단어가 적혀 있지만, 정작 실무자에게는 “이건 재질이 안 좋다, 예전 거다, 이건 기본형이다”라며 하나하나 업그레이드 설명을 강요한다. 물론 어느 정도는 선택권으로 안내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장 실무자들은 “추가 안 하면 예우가 부족하다”는 식으로 말하라는 상조 본사의 지시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그 결과, 유가족은 분노하고 실무자는 소진된다. 상조의 신뢰는 그렇게 무너진다. 유가족의 소비패턴도 다르고, 장례문화 자체도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