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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 찾지 못하는 롯데케미칼, 캐시카우는 '옛말'

롯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롯데케미칼이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롯데케미칼 주가는 3년째 하락중이며, 2차 전지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LG화학과의 시가총액 차이는 5배까지 벌어졌다. 롯데케미칼의 부진은 그룹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지난 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동우 대표를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지난 8월 황각규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부터 이동우 사장이 사실상 대표직을 수행해왔지만, 이날 임시주총을 계기로 롯데지주의 정식 대표이사로 확정된 셈이다. 이 대표의 합류로 롯데지주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등 3인 대표 체제를 갖추게 됐다. 

앞서 롯데그룹은 그룹의 2인자 격인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퇴진시키고, '세대 교체'에 방점을 둔 인적 쇄신을 강행했다. 그러나 인적 쇄신이라는 첫 발만 뗐을 뿐 그룹 양대 축인 유통과 화학 부문의 경쟁력 강화와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 등 가야 할 길은 아직 멀었다는 게 업계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문제는 롯데케미칼이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대 경쟁기업으로 꼽히는 LG화학은 이미 2차전지로 꾸준히 기업가치가 늘어나고 있지만 롯데케미칼 주가는 3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 기간에 LG화학과 시가총액 차이는 10배로 벌어졌다. 화학사업에서도 외부 변수 등에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포트폴리오 강화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미·중 무역분쟁과 세계 경기 둔화에 코로나 직격탄을 맞으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지난 1분기에는 86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7년여 만에 적자로 돌아섰고,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329억원으로 전년동기 90% 감소했다. 

최근 롯데그룹은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생존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됐다. 10대 그룹 중 올해 상반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할 정도였다. 롯데그룹의 상반기 순손실은 20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160억원 순이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1조1000억원 가량이 줄었다.

그룹의 중추인 롯데쇼핑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8조1226억원, 영업이익은 5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82% 감소했다. 롯데는 적자에 빠진 롯데쇼핑의 체질 개선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한편 유통 계열사들의 통합 플랫폼인 ‘롯데온(ON)’을 선보이며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이밖에도 롯데그룹은 인적 쇄신을 통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동우 신임 대표 취임과 함께 롯데지주도 내부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을 ‘경영혁신실’로 바꾸며 기존 4개의 팀을 2개로 축소하기도 했다. 특히, 이 대표는 취임 3주 만인 지난달 23일 인사를 내고 지주 전체 인원을 약 20% 줄였다. 롯데지주 중심으로 이뤄졌던 강력한 리더십을 완화하고 계열사의 독자 생존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의 결단으로 풀이된다.

올 초부터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에 대한 구조조정과 점포 정리를 계속해 왔다. 롯데슈퍼는 올해 53곳이 문을 닫았으며 롯데마트 역시 9곳이 폐점한 상태다. 롯데마트는 다음달 말 추가로 2곳(구로점·도봉점)을 폐점할 예정이며 연내까지 16곳의 매장 문을 닫을 계획이다. 당초 롯데쇼핑은 점포를 줄이는 것일 뿐 정리해고와 같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반년 새 1070명이 짐을 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롯데쇼핑 직원 수는 총 2만4228명으로 지난해 말(2만5298명)보다 1070명 줄었다. 감원율은 4.23%다. 이는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 인력을 제외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변화 작업에도 롯데는 올해 매출 타격이 워낙 큰 데다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M&A 등에 쓸 실탄도 마땅치 않아 위기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