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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전무 "트럼프, 분쟁 개입하지 말라" WSJ 기고글 후폭풍...네티즌 "선 넘었다"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을 벌이고 있는 LG화학의 임원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트럼프 대통령은 두 기업간 분쟁에 개입하지 말라'는 취지의 기고문을 내며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 네티즌들은 LG화학이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다. 

양사간의 분쟁이 격화되고 있지만 수출 대상국 대통령에게 '비토권'을 사용하지 말라며 국내 기업의 임원이 훈수를 하는듯한 사설을 기고한 것은 지나쳤다는 의미로 읽힌다. 

장승세 LG화학 전지 경영전략총괄 전무는 27일(현지시간) WSJ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분쟁에 관여치 말아야 한다(Trump Should Stay Out of Korean Dispute)'는 제목의 오피니언 기고를 냈다. 해당 기고는 지난 14일 같은 매체에 실린 홀맨 젠킨스의 기고문을 반박하는 형식이다. 

젠킨스는 앞선 기고문에서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간의 싸움은 대선에서 조지아주 승리가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의 와일드 카드가 될 수 있다"라며 "ITC 최종판결은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한 폭스바겐의 테네시주 공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ITC가 LG화학 승소 판결을 할 경우, 수입금지조치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미국에서의 제품 판매가 어려워 진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을 설립중인데 이에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젠킨스는 미국 내 일자리를 중요시하고 경제 활력 제고가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이 ITC의 결정에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을 시사한 셈이다. 

이에 장 전무는 WSJ 기고에서 "젠킨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처분을 뒤집을 것이란 가정을 하는데 그것은 매우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영업비밀은 미국 일자리 창출의 핵심이고 지식재산권을 가로채는 기업이 그들이 약속한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 신뢰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초 ITC 행정법률심판관이 LG화학에 대한 예비 판결을 내렸고, 최종 결정은 12월 10일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쟁점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무역비밀 분쟁"이라고 주장했다. 

또 "무역 비밀 보호는 미국 일자리 창출의 핵심"이라며 "지식재산을 약탈한 기업이 약속하는 일자리는 창출 내용을 신뢰할 수 없다"고 직격했다. 

장 전무의 기고문을 두고 국내 네티즌들은 '선을 넘었다'라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아직 최종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지식재산 약탈을 단정적으로 표현했고, 대선이 진행중인 미국의 대통령에게 훈수를 두는 듯한 기고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장승세 LG화학 전무의 WSJ 기고글이 알려지자 온라인에 나타난 네티즌들의 반응 [사진=온라인 캡쳐]

해당 기사에는 "엘지가 드뎌 미쳤구나, 트럼프에게 이래라 저래라", "오너도, 사장도 아닌 임원 하나가 엄연한 대통령의 권한 행사에 이래라 저래라 하면 미국 정부 관료들도, 국민들도 기분이 퍽이나 좋겠다", "트럼프 재선되면 엘지는 미국 철수 하겠네", "대선 져도 내년 1월까지 트럼프다" 등의 냉정한 댓글이 달렸다. 

이밖에도 "언젠가부터 엘지가 이상해졌다. 유플 화웨이 때부터인가 핸드폰 망하고 부터인가", "OLED 등 TV 기술 등을 중국에 야금야금 다 갖다바치면서 같은 나라한테는 왜 그러니?", "물적분할은 패소만이 응징하리라" 등 LG그룹의 다른 계열사들과 관련된 반응도 다수다. 

한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26일(현지시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결정을 12월 10일로 연기했다. 당초 5일로 에정됐던 ITC의 최종 결정일은 26일로 연기됐다가 미국 대선 이후인 12월 10일로 6주 더 연기했다. ITC는 구체적인 재연기 배경을 밝히지 않았다. 

ITC의 연기 결정에 SK이노베이션은 "구체적인 연기 사유는 알 수 없으나, ITC 위원회가 앞서 1차로 연기한데 이어 추가로 45일이라는 긴 기간을 다시 연장한 사실로 비춰 위원회가 본 사건의 쟁점을 심도있게 살펴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라며 "SK이노베이션은 연기와 관계없이 소송에 충실하고 정정당당하게 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LG화학은 "소송에 계속 성실하고 단호하게 임해 나갈 것"이라며 "더불어 경쟁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소송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최종결정 연기가 코로나 영향 등으로 순연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여 우위에 있음을 강조했다. 

이번 일련의 사건들로 일각에서는 양사의 합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양측이 서로 합의에 나섰으나 LG화학 측에서 SK이노베이션이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의 협상금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는 변수가 더 많아진 만큼 합리적인 금액에 합의가 가능할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