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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고질적인 재판지연, 정기인사철마다 반복 우려

 

지이코노미 이창희 기자 | 법원이 2월 정기인사로 어수선한 가운데 사법적폐청산연대(대표 정윤택)가 법관 인사로 사법정의 실현이 지연돼서는 안 된다고 논평을 냈다.

 

14일 '2022 법관 정기인사로 정의 실현이 지연돼서는 안 돼'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사법적폐청산연대는 "우리 법원의 재판지연은 이제는 고질적인 문제로 숙명처럼 받아들여진다지만 그 실태는 훨씬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소송촉진법은 '판결의 선고는 1심에서는 공소가 제기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연대는 "그럼에도 형사공판 사건 1심 사건 가운데 이 같은 규정에 맞춰 이루어지는 재판은 73.7%에 불과하다"면서 "더욱이 피고인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될 경우에는 그 실태는 훨씬 심각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1심 합의부 사건에서 구속사건의 경우 11.1%만이 6개월을 넘겼다"면서 "이와 반해 불구속 사건의 경우 36.2%가 6개월을 넘겼다. 특히 이 가운데 1년이 넘게 진행되고 있는 사건만 1457건으로 12%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연대는 "재판이 지연되면서 사회적 갈등은 더 커진다”면서 "서울대 학생들로 구성된 '권력형 성폭력·인권침해 문제 해결을 위한 서울대인 공동행동'(공동행동)은 지난 2월 9일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권력형 성폭력·인권침해 서울대 음대 C교수 파면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가 C 교수에 대한 재판지연을 핑계 삼아 징계 판단을 회피하는 소위 '늑장 징계위' 사태를 지적하면서 강하게 반발한 것"이라면서 "실제 C교수는 제자인 피해자를 강제로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 2020년 8월 불구속 기소됐으나 여전히 공판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대는 "1천 600억원대 코인 사기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빗썸 이정훈 전 의장 형사재판도 문제"라면서 "지난해 7월 6일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의장 사건은 지난 9월 28일 공판 준비기일을 거쳐 그동안 5차례의 공판이 진행됐다. 이어 2월 법관 정기인사를 이유로 다음 공판은 3월 8일로 기일이 지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관련 본 단체는 지난해 10월경 해당 재판과 관련 지연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면서 "그런데도 이 같은 우려는 아직 완전하게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피해 액수에 비해 피해자가 적어 빠른 재판 진행으로 사건의 실체가 밝혀질 수 있음에도 진행은 더디기만 할 따름"이라고 우려했다.

 

계속해서"또 그 원인으로는 피고인 측이 선임한 김앤장 등 초호화 변호인단의 재판지연 전략에 재판부가 휘말린 건 아닌가 하는 점에서 그 의심은 더욱 우려를 낳는다"면서 "지연된 판결은 정의가 아니라는 법언을 굳이 들먹일 필요 없이 신속한 재판은 공정을 위한 기본 중 기본이다. 재판부가 돈 많고 권력이 있는 피고인의 의도에 휘말리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대는 또 "더욱이 2022년 법관 정기 인사로 재판지연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진다"면서 "사건에 대한 이해가 전임 재판부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새롭게 공판을 진행하는 법관들이 좀 더 세심하게 피해자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2년 법관 정기 인사로 새롭게 재판을 맡아 공판절차를 갱신하는 법관들은 애타는 피해자의 마음을 헤아려 신속한 재판 진행의 고삐를 틀어쥐어야만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특히 서울대 C교수 사건에서나 빗썸 이정훈 전 의장의 코인 사기 사건에서는 더욱 그렇다"면서 "힘 있고 돈 많은 두 사람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이 진행되면서 서울중앙지법의 정의가 쳇바퀴만 돌고 있다는 지적이 따갑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