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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석촌동고분군 학제간 융복합연구 성과 담은 발굴조사 보고서 발간

한성백제박물관, 석촌동 고분군에서 발굴 중인 초대형 연접식 적석총 연차 보고서 "서울 석촌동 고분군Ⅲ"발간

 

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 한성백제박물관이 백제 한성기의 왕릉구역인 ‘석촌동 고분군’의 발굴조사 성과를 담은"서울 석촌동 고분군Ⅲ"을 발간하고 학계와 시민들에게 배포한다.


석촌동 고분군은 근초고왕릉으로 추정되고 있는 3호분을 비롯한 백제 한성기의 왕실과 귀족들의 묘역이 보존된 사적이다. 지난 2015년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시작된 발굴조사에서 초대형(길이 125m, 폭 60m) ‘연접식 적석총’이 처음으로 발견되면서 연차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발굴을 담당하고 있는 한성백제박물관은 발굴 성과를 시민들과 신속히 공유하고 연구자료로 제공하기 위해 발굴조사와 보고서 작성을 병행해 왔다. 2021년까지 총3권의 연차 보고서를 발간하고 유구 24기와 유물 1,133점의 정보를 수록했다.


발굴팀은 보고서Ⅰ·Ⅱ에서 전문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출토유물을 정밀 분석하고 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유적을 해석하는 학제간 융복합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인골, 토기, 칠기, 유리구슬, 탄화곡물 등 많은 유물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였다. 특히 인골에 대해서는 서울대, 가톨릭대, 국립문화재연구원 등 고인골학, 법의학, 보존과학 분야 전문기관의 교차 분석을 통해 600~700℃ 이상의 고온에서 화장되었다는 점을 명확히 밝혀내 소개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하는 보고서에도 중요한 연구성과 2건을 수록했다.


국립문화재연구원(지병목 원장) 보존과학연구실 연구진은 흑색마연토기 표면에서 옻칠층을 분석해 내는데 성공하였다. 토기를 성형하여 환원분위기에서 소성한 후 표면에 옻칠을 함으로써 광택을 내게 된 것이다. 백제 한성기의 대표적 유물인 흑색마연토기의 광택의 비밀을 최초로 풀어낸 것이다.


또한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와 함께 금귀걸이와 달개장식의 정교한 제작기법을 소상히 밝힌 연구성과도 실려 있다. 이 금귀걸이는 둥근 고리에 사슬을 늘어뜨리고 구슬모양 장식을 매단 것으로, 백제의 금제품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 중 하나이다. 주사전자현미경(SEM), CT, X-선 촬영 등 첨단장비를 활용하여 비파괴 분석을 통해 제작기법을 규명했다.


특히 금판 2개를 반구형으로 만든 다음 땜하여 붙여 구슬모양 장식을 만든 흔적, 구멍에 넣은 두 가닥의 금줄 끝을 벌려 구슬을 매단 모양, 작은 집게로 금줄을 집은 흔적 등 육안으로 관찰할 수 없는 미세한 제작기법까지 밝혀 내었다.


이와 같은 학제간 융복합 연구 성과는 백제 한성기의 금속공예와 토기 제작 및 칠 공예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분석 유물이 백제 한성기 왕실묘역 출토품으로서 당시 최고의 기술 수준이 반영된 제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병하 한성백제박물관장은 “향후 체계적인 발굴조사와 함께 제반 분야 전문기관과 더욱 긴밀히 협업하여 백제 한성기의 뛰어난 기술과 문화를 밝혀 나가겠다. 한편 발굴조사 보고서도 충실히 발간하여 석촌동 고분군의 세계 유산적 가치를 공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