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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수로 만나는 세계명화 아르침볼도 〈가을〉

혼을 담은 손으로 수놓은 혼자수 이용주 작가가 원작과 같은 사이즈로 작업한 세계명화 작품 이야기를 전한다.

 

WRITER 이용주

 

 

아르침볼도는 누구인가
주세페 아르침볼도(Arcimboldo, Giuseppo)는 1526년에 밀라노에서 태어나 1593년 밀라
노에서 죽었다. 약 20점의 유화와 많은 소묘를 남겼다.
아버지에게서 그림의 기초를 배우고, 다른 장인의 작업장에서 도제 생활을 했을 것으로 추
정된다. 1562년 궁정 화가로 프라하의 막시밀리안 황제의 궁에 초대되어 활동하기 시작했
다. 페르디난트 1세·막시밀리안 2세·루돌프 2세의 3대를 섬기는 궁정 화가로서 1582년까지 체재했다.

 

환상적 작품 세계, 프라하 매너리즘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루돌프 2세 밑에서 특유의 환상적 작품들을 해나갔다. 당시 프라하에
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이 전해져서 ‘프라하 매너리즘’이라는 이름으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는데 그 중심에 아르침볼도가 있었다.

 

궁정 화가는 황제와 왕족의 공식적인 초상화 제작이 주 업무였다. 그는 다른 궁정 화가들과
달리 계절, 원소, 직업과 관련된 ‘사물’을 조합해 구성한 알레고리적 두상을 그려냈는데, 이전에는 아무도 생각해 내지 못한 파격적인 발상이었다.


분류하기 어려운 파격과 혼성
현대의 기준으로 보면 대단한 파격으로까지 말할 수 없는 그림이지만 450여 년 전 르네상스 시대에는 얘기가 달랐다. 그 시대에 이런 창의성을 담았다는 데에는 놀라움을 넘어 당혹감마저 든다.


보통 그림은 내용을 결정하는 주제에 의해 인물화, 풍경화, 정물화 등으로 분류되는데 그의 그림은 주제를 나누는 것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그의 그림이 인물화이면서 정물화이고, 정물화이면서 동시에 인물화인 ‘혼성 그림’이기 때문이다.

 

 

풍요와 번영 상징하는 얼굴
이 작품을 본 루돌프 황제는 크게 기뻐했다. 30대 후반 젊은 황제의 초상화를 열매와 꽃으로 그려 황제의 이미지가 풍요와 번영을 상징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풍요와 번영이 ‘황제가 나라를 잘 다스린 결과’라는 걸 간접적으로 표현해 널리 알린 셈이 되었다. 바꿔 말하면 발상은 특이하나 ‘황제예찬’이라는 정치적 목적이 담겨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계절을 닮은 인생을 표현하다
그의 작품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정물을 그린 것으로 보이지만 모두 초상화다.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이 짝을 이루어 등을 맞대는 형상인데, 이는 소년에서 청년과 장년을 거쳐 노년에 이르는 인생의 단계를 나타낸다. 봄은 활짝 핀 꽃과 채소, 여름은 과일과 채소, 가을은 포도와 곡식과 햇과일, 겨울은 잎 떨어진 고목을 활용했다.


작품 〈가을〉은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고 결실을 맺은 가을’을 표현한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더 포근하고 풍성한 느낌으로 안정적인 장년의 모습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