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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가이드 스페셜> 바쁘다 바빠 리브 골프, 알쏭달쏭 PGA 투어

PGA 투어와 리브 골프의 합병으로 많은 선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일확천금을 받고 리브 골프로 이적한 선수들은 그야말로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반면, PGA 투어에 남아 꿋꿋이 지조를 지켰던 선수들은 그야말로 한순간에 벼락거지가 돼버렸다. (지못미, 매킬로이)

 

이래서 직장에 대한 의리를 지키면 안 되는 것이다. 더 많은 연봉에 대한 오퍼가 들어오면, 직장인들도 과감하게 기회를 찾아 떠나야…. 잠시 글이 길을 잃었다. 어쨌든 이미 그렇고, 그렇게 된 마당에 신조어를 통해 선수들의 속마음을 요약해봤다.

 

EDITOR 방제일

 

명존쎄, 필 미컬슨
필 미컬슨은 참 밉상 중의 밉상이다. 아니, 얌체란 옛말이 더 어울릴까. 어쨌든 그의 눈치 게임은 통했다. 통해도 거하게 통했다. 미컬슨을 보면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래서일까. 어쩐지 옆에 있다면 명치 한 대 존나 쎄게 때리고 싶은 느낌이다. 아 물론, 농반진반이다.

 

힘순찐, 브룩스 켑카
아, 이 친구는 참 뭐랄까. 애증이 동시에 드는 선수다. 지난 특집에서 다뤘듯이 넷플릭스 풀스윙을 보면서 이상하게 브룩스에게 정이 갔다. (아내한테 시달리는 모습이 정감이 갔던 것일까?)


어쨌든 미컬슨을 제외하곤 이번 합병의 최대 수혜자는 켑카다. 실리와 명예까지 다 챙겼다. 마치 해외 원정에서 돌아오는 개선장군 느낌마저 든다. 사실 지난달 PGA챔피언십 기사를 쓰면서 제대로 된 브룩스 켑카 사진을 찾을 수 없어 좀 멘붕이었다. 근데, 이제는 미컬슨이나 켑카 사진을 찾을 수 있을 거 같아 기분이 좋다.

 

어쨌든 PGA 투어에서 힘을 숨긴 찐따였던 브룩스 켑카는 찐따에서 인싸로 금의환향해 PGA 투어로 돌아올 예정이다.

 

롬곡옾높, 로리 매킬로이
“거 모나한 형, 장난이 너무 심한 거 아니오?”
매킬로이를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어쩐지 이젠 얼굴만 봐도 짠내가 드는 매킬로이다. 우즈가 있을 땐 우즈에게 밀렸고, 노장인 미컬슨에 말리고, 더스틴 존슨에게 치이고 켑카에게 밀렸다.

 

이제는 셰플러가 그의 앞을 막아서고 있다. 여기에 신예들은 쑥쑥 치고 나온다. 매킬로이의 커리어를 보면 참 투어에서 실력만큼 운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야말로 매킬로이에게 지난 1년은 ‘운수 좋은 날’이었다. 지난해만큼 투어에서 집중 조명받았던 때가 없다. 매킬로이는 내심 신나서 활개 쳤다. 사냥은 끝났다. 사냥이 끝난 후 사냥개는 어떻게 된다?

 

아, 황태자는 결국 황제가 될 운명은 아니었다. 참, 애석한 일이다.

 

누물보, 브라이슨 디섐보
누구세요? 디섐보를 보면 처음 생각나는 말이다. 지난 1년간 그가 리브 골프로 이적한 지도 몰랐다. (물론 구라다.) 그만큼 존재감이 없었단 뜻이다. 리브 골프가 어그로를 끌려고 노력했지만, 솔직히 아웃오브안중이긴했다.

 

디섐보뿐 아니다. 더스틴 존슨도 그렇고 리브 골프로 이적 후 존재감이 사라진 선수들이 많이 있다. 이런 디섐보가 지난 3월, 리브 골프 이적 후 우즈가 자신과 연락을 끊었다고 말했다. 그렇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누구 물어본 사람? 안물안궁.

 

낄끼빠빠, 캐머런 스미스
리브 골프와 PGA 투어의 합병으로 의외로 수혜를 본 선수는 캐머런 스미스일지도? 지난해 메이저 대회 우승 후 거의 마지막으로 리브 골프에 합류했다. 합류 후 겨우 반년 만에 PGA 투어와 리브 골프가 합병하면서 다시 투어로 돌아오게 됐다. 선수 생각이야 모르지만, 그야말로 개이득이다. 돈은 돈대로 벌고, PGA 투어로 다시 돌아왔다. 아, 물론 이미지는 좀 구겨졌다.

스미스로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이적할 때부터 명예나 이미지는 개나 줘버렸을 테니. 또 그만큼 천문학적인 액수를 챙겼으니. 어쩌면 스미스 입장에서는 너무 이른 합병이 아쉬웠으려나. 리브 골프서 재충전도 하고, 가족과의 시간도 보내고 싶었던 것 같은데. 짧은 휴가를 마치고 어쨌든 이제 그는 투어로 돌아오게 됐다.

 

스불재, 제이 모나한

지난 2017년 PGA 투어의 커미셔너로 취임한 제이 모나한은 지난해 리브 골프 출범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날렸다. 리브 골프로 이적할 시 PGA 투어에서 영구제명할 것이라고 엄포도 놓았다.

 

실상은 무엇 하나 제대로 한 게 없다. 리브 골프 선수들은 메이저 대회에 아무런 제약 없이 출전했다. 오히려 리브 골프의 여유있는 일정 때문인지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PGA 투어는 오히려 선수들에게 더 빡빡한 대회 일정과 규율만을 강조했다. 그러다 이 사달이 벌어졌다. 제이 모나한 커미셔너는 선수들에게  한 마디 설명조차 하지 않고, 리브 골프와 합병을 발표했다. 발표 이후 갑자기 병가(?)를 냈다. 건강상의 문제라고는 하는데, 제대로 된 설명조차 없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어이가 없는 상황이다. 이럴 거면 왜 그렇게 무게를 잡은 것일까. 물론 커미셔너로서의 남모를 고충도 있을 것이다. 분명히.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원래 그런 높은 자리에 올라간 이들의 최대의 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자기 자신의 과거의 행적과 말들이 부메랑처럼 돌아와 그들의 행동을 옭아맨다. 제이 모나한도 마찬가지다. 그야말로 모적모(모나한의 적은 모나한)가 된 상황이다.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