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이드 김백상 기자] 많은 화제를 남기고 성황리에 끝난 제 82회 마스터즈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패트릭 리드는 인기가 없다. 예전 WGC 대회에서 우승한 후 인터뷰에 응한 그의 태도 때문이다. 당시 리드는 자신의 실력을 자화자찬해서 동료와 팬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았다.

이번 대회 최종일 리드는 3타의 리드를 갖고 필드에 나섰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언더독인 그의 우승을 바라지는 않았다. 예전 보였던 그의 행동이 지금껏 영향을 주고 있다. 심지어 리드는 오거스타 출신이며 이곳에서 대학을 나왔다. 그는 대학시절 모교를 두 차례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그런데도 그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타국 출신의 로리 맥길로이가 오히려 그보다 더 많은 응원을 받았다.
맥길로이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이룰 수 있었다. 그리고 거의 그렇게 될거라 많은 이들이 원하고 생각했다. 전날 그가 보인 골프 경기를 보면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4라운드에선 전날 보인 예리한 퍼팅감을 보이지 못하고 무너졌다.
조던 스피스도 최종일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스피스는 대회 첫 째날 1위에 올랐지만 일요일엔 선두에 9타 뒤진 채 대회장에 나섰다. 마스터즈에 강한 모습을 보인 그는 2015년 마스터즈에서 우승을 했다. 이듬해 마스터즈에서도 4라운드 전반 9홀을 마치고 5타차 선두를 달리며 2년 연속 우승을 기대했지만 역전패를 당한 아픔이 있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마지막 날 9개의 버디를 쏟아내며 다시 한번 그린자켓에 도전 했다. 특히 16번 홀에서 불가능에 가까운 버디를 성공시키며 잠시 리드와 공동 선두에 오리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 였다. 지난해 버크데일에서 벌어진 일이 다시 일어나진 않았다.
그리고 리키 파울러도 있다. 화려한 필드 패션과 세련된 매너로 그는 많은 골프팬을 보유하고 있다. 메이저 우승이 없는 선수 중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파울러는 미국 골프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이번 대회 최종일 그는 이런 명성과 어울리는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승부에 최선을 다한 그는 리드에 한 타가 부족해 준우승에 그쳤다. 리드가 마지막 홀 파퍼트를 마치고 우승을 확정하자 그는 클럽하우스 입구에 기다려 서서 그의 우승을 축하해 주는 모습을 보였다.
리드는 이들 모두를 따돌리고 승자로 우뚝 섰다. 그는 확실히 앞선 세 명보단 언더독에 가깝다. 객관적인 전력도 뒤지지만 인기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의 이번 우승엔 충분한 자격이 있다.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60대 타수를 기록했고, 마지막 날 아쉽게 60대 타수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언더파를 이어갔다. 또한 세 홀 연속 버디를 다섯 차례나 보였다. 놀라운 재능과 집중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파5 홀에서 13타를 줄였다. 특히 무빙데이엔 후반 파5 두 개 홀에서 모두 이글을 잡아내는 괴력을 보였다.
리드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예전과는 다른 겸손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마스터즈의 우승에 대한 소감에 대해서도 말로 표현하기 힘든 벅찬 감동이라 말하기도 했다.
우리는 새로운 챔피언을 받아 들일 준비를 해야한다. 리드가 비록 개성이 강하고 예전 그가 벌인 기행(?)으로 미운 털이 박혀 있더라도 열심히 준비해 거둔 이번 우승의 가치까지 떨어뜨려서는 안된다.
예전 그는 라이더컵(미국과 유럽의 국가대항전)에서 유럽 선수들을 상대로 2014, 2016년 두 차례 3승 1무의 성적을 거두며 ‘캡틴 아메리카’라는 별명을 얻었다. 라이더 컵 파트너 인 스피스는 "정말 모두가 패트릭과 대적하기를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새로운 챔피언이 된 리드는 스피스 말처럼 앞으로 인기도 ‘캡틴’이 되기 위해선 스스로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ㆍ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