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해남군의회의 첫 간담회는 ‘사업 보고’보다는 ‘작동 여부’를 묻는 자리였다. 무엇을 하겠다는 설명보다, 그것이 농촌 현장과 주민 삶에 어떻게 닿는지가 논의의 중심에 섰다.
해남군의회(의장 이성옥)는 12일 오후 군의회 운영위원회실에서 2026년도 제1차 의원간담회를 열고 전략작물산업화 지원사업과 햇빛소득마을 공모사업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두 사업 모두 농업과 에너지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 놓여 있지만, 결국 농촌 소득이라는 하나의 지점에서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논의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먼저 전략작물산업화(가루쌀 시설·정비) 지원사업에 대한 시선은 조심스러웠다. 생산 기반을 넓히겠다는 취지 자체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시설 확충이 곧바로 농가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이 뒤따랐다. 의원들은 가루쌀이 새로운 대안 작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생산 이후의 흐름, 즉 가공과 유통, 판로까지 함께 설계돼야 한다고 짚었다. 시설은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어진 햇빛소득마을 공모사업 논의에서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개별 설치보다는 마을 단위 집단화, 행정 주도보다는 주민 주도가 반복적으로 언급됐다. 태양광 사업이 단기 수익에 그치지 않으려면 운영과 관리의 주체가 주민이어야 하며, 마을 공동의 합의와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럴 때에만 소득과 공동체가 함께 유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여주 구양리 햇빛소득마을 사례가 언급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휴 부지를 활용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어낸 사례는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모든 마을에 똑같이 적용할 수 없다는 점도 함께 시사한다. 각 마을의 여건에 맞는 부지와 설비, 수익 구조를 선택하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마을회관 인근이나 저수지 등 공공 부지 활용 방안도 자연스럽게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하지만 기대만으로 사업을 밀어붙일 수는 없다는 현실적인 지적도 나왔다. 한전 선로 연결 문제다. 선로 연결이 지연되면 사업 자체가 공회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사업 홍보 이전에 연결 가능 여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전과의 사전 협의, 마을기업 참여 시 우선 순위 문제 등도 함께 짚어야 할 과제로 제시됐다.
아울러 햇빛소득마을과 연계한 마을공동체 컨설팅 역시 형식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주문이 나왔다. 과도한 비용 부담 없이 실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수요 조사 이후 명확한 기준을 세워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이성옥 의장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전략작물산업화와 햇빛소득마을 사업은 해남의 농촌 소득 구조와 에너지 정책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사안”이라며 “오늘 나온 의견들이 사업 현장에서 살아 움직일 수 있도록 군정에 충실히 반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