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영광군이 농업 현장에서 건져 올린 아이디어를 산업으로 잇는 고리를 한층 또렷하게 드러냈다.
장치 하나로 시작된 발상이 특허를 거쳐 민간 이전, 수익 환류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추면서 기술 농정의 결이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영광군은 18일 전북 군산시에 있는 재이물산(주)과 ‘관비공급장치’ 특허 통상실시권 계약을 맺었다.
일정 기간 기업이 해당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매출에 따라 로열티가 군으로 돌아오는 방식이다. 현장에서 출발한 기술이 시장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구체화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관비공급장치는 스프링클러와 분사호스, 점적호스 등에 간단히 연결해 비료를 공급하는 구조다. 별도 설비 없이도 물과 비료를 동시에 투입할 수 있어 작업 동선이 짧아지고, 농가의 장비 투자와 유지 부담도 덜 수 있다. 복잡한 과정을 덜어낸 ‘간결한 장치’라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 기술은 영광군농업기술센터 김경현 인력육성팀장이 현장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냈다. 반복되는 웃거름 작업의 번거로움, 인력 부족이라는 농촌의 현실을 정면으로 건드린 결과물이다. 책상이 아닌 밭에서 나온 해법이라는 점에서 현장성이 뚜렷하다.
수요 전망도 적지 않다. 군은 국내 농업인의 1%에서 최대 10%까지 확산 가능성을 보고 있으며, 이에 따른 매출 규모는 100억 원에서 1,000억 원, 로열티는 6억 원에서 최대 60억 원 수준까지 거론된다. 장치 하나가 지역 재정의 또 다른 재원으로 이어질 여지도 읽힌다.
효율 측면에서도 장점이 분명하다. 스프링클러 10~30개당 1대 설치만으로 넓은 면적에 균일한 비료 공급이 가능해 인력 투입을 줄이면서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동시에 비료의 공중 손실을 낮춰 비용 절감과 환경 부담 완화 효과도 함께 노려볼 수 있다.
탄소 저감 측면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기존 관비 작업에서 필요했던 동력 장비 의존도를 낮추면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어 농업 분야 탄소중립 실천에도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장 적용도 본격화된다. 영광군농업기술센터는 올해 신기술 시범사업으로 7개 농가에 총 2,100만 원을 투입해 장치 보급에 나선다. 단순 보급에 머무르지 않고 작물별 적용성, 생산성 변화, 노동시간 절감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오는 27일에는 현장 연시회를 통해 농업인들이 직접 장치를 확인하고 활용 방안을 나누는 자리도 마련된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작업이 이어질 전망이다.
농촌진흥청과 전라남도농업기술원을 통한 전국 확산도 함께 모색되고 있다. 기술 검증과 표준화 과정을 거치면 지역에서 시작된 장치가 전국 농업 현장으로 번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정재욱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도록 단순성과 효율성에 무게를 뒀다”며 “노동 부담을 낮추면서 환경까지 고려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영광군은 이번 특허 이전을 계기로 현장 기술의 사업화와 민간 협력 모델을 계속 넓혀갈 계획이다. 밭에서 출발한 아이디어가 시장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 그 윤곽이 점점 또렷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