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스의 홈구장인 대구시민운동장의 작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1982년 삼성 라이온즈가 둥지를 튼 지 벌써 34년이다. 지난 10월. 2일 ‘원년팀’ 삼성과 ‘막내팀’ kt의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역대 2066번째 경기를 끝으로 팬들과 이별식을 한다.
대구구장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열악함이다. 모든 게 낡고, 허름했고, 비좁고, 누추했다. 가뜩이나 무더운 대구 날씨에 그늘조차 찾기 힘든 콘크리트 야구장. 인조잔디에서 올라오는 지열까지 더해지면 한여름 대구구장은 ‘거대한 야외 찜질방’이나 다름없었다.
낙후된 시설로 인해 해프닝도 많았다. 덕아웃에서 취재진과 감독이 얘기를 나누는 사이 살찐 쥐가 발밑을 가로질러 달아나는 일도 종종 벌어졌고, 2006년 안전진단 결과 E등급(붕괴 위험) 판정을 받았지만 H빔으로 3루 덕아웃 위 관중석을 떠받치는 임시처방을 하면서 ‘H빔 파크’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기도 했던 대구시민야구장은 이제 2015년을 끝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사진 : 스포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