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 챌린지 도민구단 강원FC가 내년 시즌 예산 전액 삭감 통보를 받았다. 일각에선 ‘해체설’까지 거론하는 등 또다시 시끄럽다. 강원도의회 사회문화위원회(이하 사문위)는 2일 강원 구단의 내년도 예산 20억 원을 전액 삭감하기로 했다. 오는 16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가결될지 주목된다. 올해 도는 강원FC에 40억 원을 지원했는데, 한 해 운영비가 50~70억 원에 달하는만큼 전액 삭감 조치가 확정되면 구단의 정상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도 의회에 따르면 지난 2월 임은주 강원 대표이사는 긴급이사회에서 1부 승격, 관중동원 200% 달성, 서브 스폰서 200% 달성(이상 2014년 대비) 등 3가지 조건으로 운영 예산을 확보했다. 하지만 성적 부진과 운영난 등이 해결되지 못하면서 더는 ‘밑 빠진 독 물붓기식’ 지원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하지만 임 대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매년 되풀이하는 시도민구단에 대한 정치적인 압박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당 소속인 구단주(최문순 도지가)가 이끄는 구단의 실효성에 물음표를 매긴다는 것이다. 그는 “예산 삭감을 하더라도 강원 구단은 정치적인 손에서 벗어나 자립의 길을 걸을 것”이라며 해체설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부임 전부터 시도민구단이 살아남으려면 도 지원에 의지하지 않고 자립해야 한다고 여겼다. 최근까지 예산을 받은 건 지난 경영진이 책임지지 못한 빚 청산 때문이다. 이제 (빚의)90%를 해결했으니 제대로 구단 운영을 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예산을 미끼로 구단 인사 및 선수 청탁 등 불합리한 요구에 시달리는 시도민구단 문화를 거론한 그는 “나와 직원들은 2년간 자립을 위한 훈련을 해왔다”며 “내부 구조조정은 물론, 타 구단 및 시,군과 협력 체제를 잘 가동해 운영비도 대폭 줄였다. 벌써 일부 단체와 2016년 A보드 광고 계약 협상도 하는 등 수익 확보를 하고 있다”고 했다. 강원 구단은 A보드 관련 수익을 최소 10억 원으로 보고 있다. 이적시장에서 오가는 금액을 포함해 20억 원의 공백을 메우겠다는 생각이다.
최문순 도지사도 임 대표의 뜻에 공감하면서도 본회의 전까지 최대한 사문위 측과 소통할 예정이다. 그간 예산 대부분 부채 탕감에 사용했고, 이제 예산을 온전히 구단 발전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만큼 시간과 지원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도 입장에선 7년이란 세월동안 ‘애물단지’로 전락한 축구단 운영에 대한 의지가 꺾인 상태다. 더구나 올 시즌 조건부 예산안을 승인하고도 1부 승격에 실패하고, 유료 관중수가 감소한 게 치명적이었다. 김성근 의원(새누리·속초)은 “20억 원을 지원한다고 강원 구단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강원도지사는 지원 예산 규모를 대폭 늘리든지 해체하든지 결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