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야구협회(KBA)가 기금 중 일부를 전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협회가 지난 17일 발표한 외부 회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금 과실금(이자 수입) 8억 9436만 원 중 3억 809만 원을 경상비로 지출했다. 이사회와 대의원 총회 승인 없이 협회 운영비로 쓴 것이다.
기금은 아마추어 야구 발전을 관장하는 협회가 야구 발전을 위해 써야 할 재산이다. 비록 이자 수입이지만 이를 운영비로 쓰려면 승인을 거치는 등 특별회계로 관리해야 한다.그러나 일반회계로 돌려 쓰면서 문제가 된 것이다.
협회에서는 고의성이 없는 회계 착오라는 해명이다. 전현 집행부 사이에서 인수인계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실수가 나왔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은폐 시도도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박상희 신임 회장이 오면서 전 집행부와 인수인계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기금 과실금이 경상비 계좌에 잡혀 있었다"면서 "그래서 일단 사용 경비로 썼는데 뒤늦게 파악했다"고 해명했다.
박 회장은 이달 초 야구기자단 간담회에서 "그동안 협회 회계와 행정 등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면서 "이제 내가 직접 나서 챙기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회계 실수가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는 일단 진상을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박동희 체육회 홍보실장은 "일단 언론의 보도가 나온 만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시가 내려오면 체육회가 감사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다만 이번 경우에만 해당되는 특정 감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