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베이징 출장길 ‘북해공원’ 걷다
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 베이징 한가운데, 자금성 서편의 옛 황실 지역을 걷다 보면 문득 고요한 호수가 눈에 들어온다. 그 중심에는 하얀 탑 하나가 위엄 있게 서 있고, 탑을 에워싼 물길은 수천 년의 시간을 품고 잔잔히 흐르는 곳 북해공원(北海公园)이다. 북해공원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다. 그 자체가 하나의 살아 있는 역사이며, 시대를 초월한 문화의 그릇이라고 해고 과언은 아니다. 북해공원의 기원은 무려 1,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요(遼)·금(金)·원(元)·명(明)·청(淸) 등 중국의 주요 왕조들이 차례로 이 정원을 확장하고 개조해 왔다고 전해진다. 특히 원나라 시기, 대도(大都)로 불렸던 당시 베이징의 중심에서 북해는 황실 정원으로서 정치와 문화를 상징하는 핵심 공간이었다. 공원 중심에는 인공 호수 ‘북해(北海)’가 자리하며, 그 한가운데 인공 섬 경화도(琼华岛)가 떠 있다. 이 섬 위에 솟아 있는 백탑(白塔)은 북해공원의 상징이자, 청나라 순치제(順治帝)가 티베트 라마교의 영향을 받아 세운 불교 건축물로, 동서양의 문화가 공존한 중국 원림의 진수를 보여준다. 공원 곳곳에는 불교 사찰과 도교적 요소가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누각, 정자, 석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