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나생명이 매물로 나오면서 올해 초 KB금융에 밀려 푸르덴셜 생명 인수전에서 밀려났던 우리금융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금융은 금융 지주 중 유일하게 생명보험 계열사가 없어 외국계 생보사가 매물로 나올 때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역시 올해 초 전략적 M&A 추진 의사를 강력히 밝힌 바 있다.
라이나생명 외에도 메트라이프, ABL 생명, 동양생명, AIA생명 등이 M&A 시장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이지만 수익성이나 규모를 따져봤을 때 가장 매력적이서서 결국 가격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의 모회사인 미국 시그나그룹은 최근 한국 라이나생명 100% 매각 방침을 정했다. 매각 주관사는 골드만삭스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나생명은 매각 추진설에 관해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건전성 강화가 당면 과제로 떠오르면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가격만 맞는다면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라이나생명은 지난해 수입 보험료(일반회계+특별회계) 기준으로 업계 13위, 총자산 기준 21위의 중위권 생보사다. 텔레마케팅을 통한 보장성보험 중심의 판매구조를 앞세워 최근의 저금리 상황에서도 꾸준히 흑자를 올렸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푸르덴셜생명의 매각 대금을 고려하면 라이나생명이 3조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최근 미국계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에 2조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자 해외 모회사와 IB업계의 움직임이 빨라졌다고 보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연임에 성공해 2023년 3월 주주총회까지 우리금융지주를 이끌게 됐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민영화를 위한 주가 부양 방안과 증권사?보험사 M&A를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충 등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실제로 손 회장은 지주 출범 직후부터 크고 작은 M&A를 성공시키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해 동양?ABL자산운용, 국제자산신탁을 인수했고 자회사였던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여기에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롯데카드를 인수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놨다. 롯데카드 지분 20%를 인수했고 MBK파트너스 지분 59.83%도 향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우리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도 참여했지만 KB금융에 밀렸다. DLF 사태 등 대내외 악재로 더욱 공격적인 전략을 취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의 경쟁자로는 하나금융과 국내 사모펀드들이 언급된다. 특히 하나금융의 경우 우리금융과 업계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고, 비은행 부문 비중 강화를 위해 생보사의 몸집 불리기도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생보사 M&A 설이 나올 때마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유력 후보로 지목된다"라며 "결국 이번에도 매각 성사 여부는 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