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유통 계열사 7개 쇼핑몰을 묶은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의 출범에도 불구하고 2분기 영업이익 14억원, 순손실 1990억원을 기록하며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롯데온'의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소비가 증가하며 e커머스 기업들이 선전한 것에 비해 존재감이 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쇼핑은 지난 4월 28일 빅데이터와 점포를 기반으로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통합 플랫폼 '롯데온'을 출범했다. [사진=롯데쇼핑]](/data/photos/news/photo/202008/17680_32998_3358.jpg)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2분기 매출 4조 459억원,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1%, 98.5% 급감한 수치로 증권가의 전망치를 하회하는 '어닝 쇼크' 수준이다. 2분기 순손실은 199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올 상반기로 따져봐도 매출 8조1226억원, 영업이익 53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8.8%, 82%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매장인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실적이 전체 실적을 끌어 내렸다.
롯데마트의 2분기 매출은 1조4650억원, 영업손실은 578억원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임시 휴업과 단축 영업 등이 영향을 미쳤다.
롯데슈퍼는 매출 4298억원, 영업손실 96억원을 기록했다. 긴급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한에 따른 고객 이탈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반면 오프라인이지만 백화점에서는 해외 명품과 가전 소비가 일부 회복되며 1분기 대비 개선됐다. 백화점은 매출 6665억원, 영업이익 43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40.6% 줄었다.
언택트 소비가 늘고 가전제품 구매가 확대되며 롯데하이마트와 롯데홈쇼핑은 선방했다.
하이마트는 2분기 매출 1조1157억원, 영업이익 6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51.1% 늘었다. 홈쇼핑은 매출 2598억원, 영업이익 3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13.3% 증가했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는 코로나19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매출은 3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2% 줄었고, 영업손실도 506억원에 달했다.
하반기 전망도 긍정적이지는 않다. 그간 롯데쇼핑을 지탱해 온 오프라인 사업들의 실적 개선이 불투명하고, 온라인 쇼핑으로 소비가 급속하게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쇼핑이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롯데쇼핑은 실적이 부진한 점포를 정리하고 인적 쇄신을 통해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 롯데쇼핑은 "운영 효율성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백화점과 마트, 슈퍼, 롭스(드럭스토어) 등 700여개 점포 중 30%인 200여개를 향후 3~5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정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5월에는 이 일정을 앞당기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