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손성창 기자 | 현대모비스 익명의 직원이 현대모비스의 생산전문통합계열사(계열사) 설립 발표에 뒤숭숭하다는 입장을 직장인 블라인드에 말했다.
지난 8월 18일 현대모비스는 공시를 통해 모듈과 부품 제조 영역을 전담할 2개 계열사 설립을 검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사 직원 일부는 계열사로 발령날 수 밖에 없다며, 그들이 계열사에서 근무해도 본사와 동일한 임금·복지·대우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직원들은 언제 '토사구팽이니 좌천이니'를 우려하며, 불만이 사내 안팎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고 21일 머니투데이가 보도했다.

현대모비스는 직원면담을 통해 계열사로 옮기면 즉시 연봉 1.5배에 달하는 보너스 지급, 본사와 동일한 연봉·처우, 유류비·귀향교통비 등 보상 제시라는 당근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현대모비스 직원들은 불법 파견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본사 직원들이 희생양이 됐다고 볼맨 소리를 한다. 지난달 대법원이 포스코에서 근무하는 협력업체 근로자를 포스코가 직고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사실이 20여곳의 협력사를 둔 현대모비스가 직고용 문제로 골머리를 앓기 전에 계열사 설립을 통해 불법파견 리스크를 앞서 해소하려 했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 직원 A씨는 "회사의 잘못된 정책에 의해 발생된 일(협력사 문제)을 회사가 책임져야지 직원이 책임지는 형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며 "지금 당장은 (처우가) 현대모비스와 비슷하겠지만 다수의 직원들은 앞으로 연봉이나 성과급, 복지등 모든 부분이 안 좋아질거라는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현대모비스 직원들의 처우불만은 지난 3월 현대차·기아 성과급 지급으로 크게 일었다. 현대차·기아는 전직원에 400만원의 특별격려금을 지급했지만 현대모비스는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현대모비스 직원들은 '2사 1노조' 원칙을 적용해 현대차 노사 협상 결과에 따라 임금과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 3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다른 회사라며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모비스위원회(현대모비스 노조)가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 그러자 사측은 사후약방문격으로 현대차와 동일한 성과급 지급을 약속했다.
이번 현대모비스의 계열사 설립으로 인재들의 대거 유출, 노사 관계의 향후 강대강 등 논란이 현대차그룹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주장이 일고 있다. 계열사 설립 발표 이후 현대모비스 노조 가입을 원하는 직원이 이미 수백명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생산전문통합계열사가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생산관리 등 관련된 일부 인원들의 이동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해당 인원들의 처우에 불이익은 없을 것이며 이러한 필요성과 회사입장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