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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돌릴수록 손해’…롯데케미칼, 여수 2공장 가동 중단의 뒷 이야기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어쩌다 롯데케미칼이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예전에는 업계에서 ‘돈 되는 공장’으로 명성을 날리던 여수공장이 이제는 ‘가동 중단’이라는 단어의 주인공이 됐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1조5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자랑하던 이 공장이, 이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적자 소식만 전해 온다.

 

여수 2공장의 가동 중단, 원인은 간단하다. ‘운영 효율화’라는 아름다운 명분이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돈이 안 된다’는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공장 가동을 계속할수록 손해만 커지니, 그나마 설비 보호라도 하자는 심정으로 '박스업'을 시행한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측은 “수익성 확보를 위한 운영 효율화”라고 말했지만, 속내는 '더 이상 돌아가지 않는 기계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 중인 모습이 엿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이 회사의 비상경영 모드가 어느 순간부터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최근 롯데그룹의 임원 인사에서도 화학 부문 CEO 10명이 교체된 것처럼, 내부에서 수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1년 만에 수장이 교체됐고, 미등기 임원을 30% 줄였다는 점에서 ‘비상 경영’의 결정적인 신호가 느껴진다. 이제는 효율적인 운영보다는,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 더 중요한 상황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이 모든 일이 왜 여수에서 벌어졌을까? 여수 2공장의 가동 중단은 사실 전방위적인 원가 절감, 저수익 자산 매각, 그리고 근본적인 비즈니스 재정비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여수공장의 '적자 전환'은 단순한 문제를 넘어서, 롯데그룹이 지금 처한 현실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사실상 이번 사태는,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어떤 라인’을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전략적인 고민의 결과물이다.

 

여수공장의 작업이 멈추는 동안, 회사 내부에서는 또 다른 고민들이 떠오를 것이다. 과연 재가동은 가능할지, 아니면 매각을 통해 ‘더 이상 수익을 내기 어려운 자산’을 정리할지, 아니면 더 큰 구조조정이 있을지.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과정에서 롯데케미칼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아니면 현재의 부진을 넘어서는 새로운 전략을 찾을 수 있을지, 그 해답은 이제 그들의 손에 달려 있다.

 

공장 가동이 중단된 지금, 중요한 것은 '가동을 멈추지 않고 계속 돌아가게 만드는 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