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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강제 아닌 약속…어업인 자율 금어기 20년째 이어가

- 6월 20일부터 8월 20일까지, 순천 어업인 자율적 자원 보호 실천
- 건간망 멈추고 바다에 쉼표…어민 손으로 지키는 자원

 

지이코노미 음석창 기자 | 순천시 어민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바다에 ‘쉼표’를 찍었다. 수산자원의 회복과 지속 가능한 어업 환경을 위한 ‘건간망어업 자율 금어기’가 6월 20일부터 8월 20일까지 두 달간 운영된다.


이번 자율 금어기는 관련 법령에 따라 의무적으로 시행되는 것이 아닌, 순천 지역 어업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다.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우리의 바다는 우리가 지킨다’는 공동체적 책임의식 아래 시작된 이 활동은 어느덧 20년 넘는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건간망어업’은 갯벌에 간격을 두고 말뚝을 세운 뒤 그물이나 그릇을 연결해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어획하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어획량이 많고 효율적이지만, 연안 생태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자원 보호 측면에서 일정한 관리가 요구된다.


순천만 갯벌은 국내에서도 생물 다양성이 뛰어난 해양 생태계로, 람사르습지이자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어민들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자율 금어기를 시행하며 자원 회복의 시간으로 삼고 있다.

 

순천시는 자율 금어기 운영을 앞두고 지난 6월 10일, 지역 내 11개 어촌계협의회(회장 서경원)와 간담회를 열고 건간망 자제 기간과 수산자원 보호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어촌계는 만장일치로 금어기 운영에 동의하며, 공동 대응과 자율 실천을 다짐했다.

 

금어기 동안 어민들은 조업을 멈추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어구를 갯벌에 방치하지 않도록 육지로 인양하고, 어장 주변 환경을 정화하는 활동도 병행한다. 특히 올해는 갯벌 정화 활동과 폐어구 수거, 자원 모니터링까지 포함된 보다 체계적인 자율관리 활동이 함께 이뤄진다.

 

시는 어민들의 활동이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현장 지도와 홍보를 병행하며, 자율 금어기의 취지를 지역사회에 널리 알릴 계획이다. 어민들의 손으로 시작된 자원 보호 활동이 더 많은 시민의 공감을 얻고, 해양환경 전반의 인식 개선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순천시 관계자는 “건간망 금어기는 어민 스스로 생계의 터전을 보호하는 뜻깊은 실천”이라며 “지속 가능한 어업 기반을 만드는 데 있어 순천이 선도적인 모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순천시는 이번 자율 금어기 외에도 다양한 수산 자원 보호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자율관리어업 확대, ▲ 해양쓰레기 정화 활동, ▲ 폐어구 수거사업, ▲ 갯벌 생태계 복원 등을 통해 지역 어업이 자연과 상생할 수 있는 구조로 나아가는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해양쓰레기 제로화’를 목표로 한 민관 협업 프로젝트도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