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유주언 기자 | HLB테라퓨틱스가 유럽 임상3상에서 통계적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기대를 모았던 NK 치료제 ‘RGN-259’가 예상 밖의 플라시보 효과에 발목을 잡힌 것이다. 회사는 미국 임상에 집중해 반전을 꾀하겠다는 입장이다.
플라시보 효과가 치료제 효과 앞서…“이해 어려운 결과”
HLB테라퓨틱스는 미국 자회사 리젠트리를 통해 진행한 신경영양성각막염(NK) 치료제 ‘RGN-259’의 유럽 임상3상(SEER-3)에서 1차 평가변수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24일 밝혔다.
리젠트리는 임상시험수탁기관(CRO)으로부터 전달받은 톱라인 데이터를 통해 4주 후 투약군과 위약군 간의 완치율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과는 위약군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플라시보 효과가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회사 측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라는 반응이다.
“약효는 확인됐지만…위약군 반응이 변수”
RGN-259 투약군에서 다수의 완치 환자가 나타나는 등 약효 자체는 분명했지만, 위약군의 반응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나면서 1차 평가지표에서 통계적 유효성이 무너졌다.
리젠트리는 현재 CRO로부터 2차 평가지표 등 전체 데이터를 받은 상황이며, 이상 수치의 원인을 정밀 분석해 임상 전략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임상3상에 ‘승부수’…“연내 완료 목표”
HLB테라퓨틱스는 유럽 임상 실패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의 임상3상에는 여전히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미국 임상은 올해 말 완료를 목표로 환자 모집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안기홍 대표는 “회사 역량을 모두 미국 임상에 집중하겠다”며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협상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질환 임상은 대체로 설계가 까다로워 이중 반복이 일반적인 만큼, 유럽에서의 결과만으로 개발 중단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때 ‘글로벌 희귀 안질환 치료제’로 주목받았던 RGN-259가 예기치 못한 장애물을 만났다. 그러나 실패를 곧바로 ‘끝’이라 판단하기엔 이르다. 통상 NK 치료제는 희귀성과 복잡성으로 인해 임상 난도가 높으며, 지역별 편차도 크다. 유럽에서의 좌절을 미국에서의 반전으로 바꿀 수 있을지, HLB테라퓨틱스의 선택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