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이원태 칼럼] 노캐디 플레이, 안전이 제일이다

 

 

 

캐디 없이 라운드하는 노캐디 플레이, 무엇보다 안전에 신경써야 한다. 특히 기온이 높은 여름에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안전불감증이 더해 안전 사고가 날 확률이 높다. 골프도 좋지만 안전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충북의 한 골프장에서 캐디 없이 골프를 즐기던 A(56) 씨가 동반자가 몰던 전동 카트 전복 사고로 숨졌다. 카트를 몰던 동반자가 오르막길을 가다 조수석에 있던 과일이 떨어지자 이를 확인하기 위해 액셀러레이터를 밟은 상태에서 뒤를 돌아보는 과정에서 사고가 난 것이다.

우리나라 골프장은 가파른 오르막·내리막 코스의 산악형 골프장이 많은 데다 노캐디 골프장이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여서 골프장 카트 안전사고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노캐디 제도는 라운드 비용을 줄이고 싶은 골퍼와 캐디난을 겪고 있는 골프장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데 따른 현상이다.

골프 대중화 측면에서 노캐디제는 장려해야 할 사안이지만 캐디는 안전요원 역할도 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골퍼들이 노캐디로 플레이할 때는 카트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각별하게 조심해야 한다. 또한 골프장에서도 노캐디제를 도입하려 할 경우 지형과 안전 대책 등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골프를 사랑하는 마음은 유별나다

우리나라는 전세계 224개국(한국 외교부 기준, 2023년) 국가 중 골프 인구로 따지면 미국, 일본, 캐나다에 이어 세계 4위로 약 600만 명 이상이 골프를 즐긴다. 연간 누적 이용객이 5,000만 명을 넘는다. 세계 인구순위 29위(2024.9.23기준)로 우리보다 인구가 많은 선진국인 영국, 독일보다 골프 인구가 많다. 골프장 숫자도 세계 8위(Golf Around the World 2021)로 한국 골프시장 규모는 무려 20조 6,000억 원 규모이다.

 

이에 따라 골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도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동반자의 공에 맞거나, 산중에 위치한 골프장 연못에 빠져 숨지거나, 카트에서 추락해 목숨을 잃기도 한다. 심지어 골프를 치다 벼락에 맞아 숨지는 일도 있다. 골프가 스포츠 중 안전사고 다발 종목으로 꼽히는 만큼 무엇보다도 안전사고 예방이 우선이다. 골프를 안전하게 즐기기 위한 측면에서 캐디제도는 존속 되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캐디를 한명의 동반자라는 생각으로 배려하면 즐거운 골프가 되지만 실상은 보조요원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보니 통제나 지도에 순응하지 않고 결국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캐디의 지도와 통제만 잘 따라도 사고를 확실하게 줄일 수 있는 것이 골프이다.

 

이제 모든 골프장들은 노캐디 셀프 플레이로 가야 한다

국내 골프장 내장객이 지출한 금액은 20조 원 정도로 이중 캐디피 지출은 전체의 10% 정도, 약 2조 원 규모이다. 스크린 골프 시장 규모와 비슷하다. 그러나 인력 수급 부족으로 인해 많은 골프장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제 골프장에서는 기업경영 측면에서 원가절감 등 경영합리화를 위해 노캐디제도를 선택할 시기가 온 것이다.

 

이미 다수의 골프장은 MZ세대+골린이들의 이탈에 따른 수입 감소로 인하여 야간 골프장 개장과 '노캐디 시스템' 등 합리적인 가격에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 추세이다. 골프 선진국인 유럽, 미국, 호주에서는 캐디가 아예 없거나 너무 비싸 고용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셀프 플레이(self play)가 기본이다.

 

우리나라도 노캐디 플레이는 골프 대중화에 파급효과를 줄 것이라 생각된다. 코로나 사태를 지나면서 캐디피가 올라가고 캐디 수급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노캐디, 마샬 캐디(캐디가 카트 운전, 코스공략 안내, 안전 라운드 지도, 남은 거리 알림 등 기존 캐디가 하는 업무의 일부만 수행) 등 자율 셀프 라운드를 하거나 선택제를 도입하는 골프장이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는 것도 노캐디 제도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골프 비용 절감을 위한 골프 대중화의 최선 방법은 노캐디 셀프 플레이 제도 정착이다

18홀 골프 라운드를 하게 되면 그린피, 카트비, 캐디피, 식음료 비용이 든다. 1회 라운드 비용은 그린피 15만~30만 원, 카트비(팀당) 10만~20만 원, 캐디피(팀당) 14만~20만 원, 식음료대 4만~10만 원 정도로 총 30만원~5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여기에 부부가 함께 라운드한다면 비용은 두배로 증가한다. 몰론 교통비는 별도다.

 

이러한 고비용이 골프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많은 골퍼들은 그나마 조금이라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캐디제 골프장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골프장은 경기 진행 지체와 안전사고 문제 등을 이유로 캐디제를 사실상 강요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골퍼)는 팀당 14만~20만 원을 캐디비로 감당해야 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급증하던 MZ세대들은 인상된 그린피와 비싼 캐디피를 견디지 못해 골프를 포기하거나 디른 운동으로 전환 또는 비용이 저렴한 해외 원정 골프로 전환하고 있다.

 

앞으로 골프장은 골퍼들이 골프 비용을 일부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서비스 비용이라 생각하는 캐디피 절감이 유일한 대안이다. 이는 결국 골프장 경영을 압박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부 골프장에서 노캐디제인 셀프 플레이를 실행한 결과 골퍼들의 사고에 대한 경각심 부족과 골프 플레이에만 집중해 카트 관련 사고가 크게 늘어 결국 노캐디 제도를 선뜻 택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골프장은 마운틴 코스와 레이크 코스가 대부분으로 골퍼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카트가 경사지에서 전복되거나 절벽으로 추락하거나 해저드로 빠지는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개장한 충북 퍼블릭 골프장 헬데스하임CC(27홀)에서는 노캐디 셀프 라운드를 선도하면서 자율주행 카트 시스템까지 갗춤으로써 비용 부담을 느끼는 골프 마니아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노캐디 셀프 플레이에서 가장 걱정하는 카트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카트운전(자동차 무면허 운전자 등)을 하지 못해도 플레이에 전혀 불편하지 않도록 설계하여 카트의 핸들이나 브레이크, 엑셀레이트 조작 없이도 리모컨이나 스위치로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게 하여 캐디없는 셀프 플레이의 모범 답안을 제시하였다.

 

캐디의 역할을 이제는 골퍼가 대신해야 할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캐디(caddie)는 골프에서, 경기자가 수월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보좌하는 사람(국어대사전)이다. 클럽 운반, 거리 측정, 코스 정보 제공 등 다양한 역할과 함께 골퍼가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한다. 초보자에게 간단한 레슨과 함께 경기 운영 방법까지, 전문적인 캐디는 선수의 전략적인 조언으로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을 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골프장 측에선 빠른 경기 진행과 안전사고 예방을 가장 우선시 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의 MZ세대들은 인상된 그린피와 비싼 캐디피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캐디 골프장을 선택하고 있다. 처음 노캐디 셀프 플레이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그 전망은 그리 밝은 편이 아니었다. 캐디 없이 라운드를 진행한 골프장들이 빡빡한 시간 타임으로 진행되는 스케줄에 캐디라는 중간 관리자가 없기 때문에 진행에 더 큰 불편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노캐디 셀프 플레이에서 골퍼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사고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골퍼들은 비용 절감은 환호하지만 캐디의 통제가 없는 상황에서 동반자와 독립적인 라운드를 즐기려 하기 때문에 다른 골퍼(동반자)를 배려하지 않거나 안전 의식도 상대적으로 부족한 게 문제다.

 

골프는 심판이 없는 경기이다. 셀프 플레이에선 거리 판단도 퍼터의 라인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앞 팀이 눈앞 페어웨이에서 스윙을 할 때 느긋하게 기다려야 하고, 아무 곳 아무 때나 연습 스윙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골퍼 스스로 노캐디 운영에 걸맞는 골프 룰과 에티켓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노캐디 셀프 플레이에서 카트 운행 안전수칙

▷ 앞 팀과 안전거리를 반드시 확인하고 유지하도록 한다.

▷ 티잉구역에는 플레이어만 올라가고 라운드 중에는 다른 플레이어 앞에 서지 않는다.

▷ 골프공이 떨어질 예상 지점에 사람이 있을 경우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때까지 기다린다.

▷ 카트 운전자는 운전면허 소지자로 자동차에 준하여 안전 운행을 해야 한다.

▷ 커브 구간, 비탈길, 경사로에서는 서행으로 탑승자의 안전 상태를 반드시 확인한다.

    ※ 동반 탑승자는 신체 일부를 카트 밖으로 내밀거나 정지하기 전에 하차하지 않는다.

▷ 골프 카트 정차는 기타 차량의 통행 및 타구 때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갓길에 정차한다.

▷ 골프카 운행 때 다른 팀에 방해를 주지 않도록 하고 진행요원의 안내에 따른다.

▷ 페어웨이 안으로 카트가 진행할 수 없으며, 코스 내에서 역으로 주행하지 않는다.

 

 

바른 승차 자세                                                       잘못된 승차 자세 

 

노캐디 셀프 플레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사고 예방이다

골프장 주위를 살피면서 라운드를 즐기도록 한다. 티샷 후 이동에서부터 그린에 오를 때까지 앞뒤, 양옆을 확인한다. 티샷 플레이의 순서를 지키고 다른 플레이어가 티샷을 할 때 바로 뒤에 서 있거나, 볼 가까이 곳에 있지 않는다. 약간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앞 팀과 간격을 유지하도록 한다. 날아가는 공에 위험이 있으면 "Fore"라고 큰소리로 외쳐 경고를 한다. 앞팀이 그린을 완전히 벗어나 다음 홀로 이동하기 전까지 어프로치 샷을 하지 않도록 한다. 잠정구를 제외한 1인 1볼 플레이를 원칙으로 하며, 투볼(2Ball) 플레이를 절대 금지한다.

 

골퍼들은 노캐디 제도를 위해 골프룰과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지인이나 가족을 통해 골프에 입문한다. 따라서 매너(manners)나 에티켓(etiquette)을 배우고 익힐 기회가 부족하다. 그래서 골프 매너에 맞게 잘 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멀리 보내는 것에만 치중하고 있다. 이렇게 배운 골프 버릇이나 습관이 익숙해지는 것이다. 우리가 매일 취하는 행동의 약 43%가 습관적이고 무의식적이다.

 

아무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 행동하는 골퍼를 지금까지 다행히 캐디라는 중간 통제자가 무의식적인 행동 자제, 통제, 지적하여 라운드를 진행하였다. 하지만 이제 그런 통제 장치가 사라지면 더 많은 안전사고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나쁜 습관을 고치는 것보다 예방하는 것이 더 쉽다"고 하였다. ‘골프’ 하면 매너와 에티켓이라고 한다.

 

골프에서의 에티켓(etiquette)은 꼭 지켜야 하는 의무 사항이다. 골프 규칙집 (Rules of Golf) 제1장은 ‘규칙1. 골프, 플레이어의 행동 그리고 규칙’으로 시작한다. 규칙집 첫 장에 명시되어 있듯이 에티켓은 골프 규칙의 일부이고, 따라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의무 사항’이다. 많은 스포츠 중 유독 골프에서만 에티켓 매너가 권장 사항이 아니고 의무인 것은 동반자와 함께 긴 시간을 보내므로 생각보다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라운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캐디를 이용하지 않는 노캐디 셀프 플레이 방식을 선호한다면 안전사고 예방에도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원태 프로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