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완도군이 연초부터 군정 전반을 다시 꺼내 들었다.
새로운 사업으로 속도를 내기보다, 먼저 걸어온 길을 되짚고 제도와 행정의 흐름을 정돈하는 쪽을 택했다. 겉으로는 차분해 보이지만, 행정의 방향을 분명히 찍고 다시 출발선에 서겠다는 뜻이 읽힌다.
기획예산실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번 군정 일정은 2026년을 향한 준비이자, 현재 행정의 체력을 점검하는 과정이다. 업무보고와 평가, 감찰, 재정 심의, 조례 점검까지 군정 전반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가장 먼저 테이블에 오른 것은 2026년 군정 주요업무계획 보고다. 오는 8일 군청 상황실에서 열리는 이 자리에서는 각 부서가 지난 1년의 성과를 정리하고, 다음 단계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보완할지 방향을 공유한다.
부서별 비전과 전략 목표, 2025년 주요 성과, 2026년 추진 구상이 한꺼번에 논의된다. 연례 보고의 형식을 넘어, 군수와 부군수, 부서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를 다시 맞춰보는 자리에 가깝다.
행정 성과를 외부 기준에 맞춰 점검하는 절차도 동시에 진행된다. 1월 초부터 중순까지 이어지는 정부합동평가 1차 실적 검증에서는 정량·정성 지표 95개를 놓고 전남도 최종 실적과 완도군 제출 자료를 하나씩 대조한다.
수치 하나, 표현 하나까지 교차 검증이 이뤄지며, 결과가 다른 지표는 이의 제기와 조정 신청으로 이어진다. 평가를 결과 통보로 받아들이기보다, 과정부터 다시 짚겠다는 태도다.
조직 내부를 향한 점검도 병행된다. 상반기 정기인사 이후를 맞아 본청과 직속기관, 사업소, 읍·면을 대상으로 한 감찰이 10일간 진행된다.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업무 공백은 없는지, 행동강령 위반 소지는 없는지를 노출·비노출 방식으로 살핀다. 인사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행정 누수를 미리 정리하겠다는 의미다.
정책연구용역 관리 강화 역시 이번 일정의 한 축이다. 과거 용역 결과가 현장에서 충분히 활용되지 못했다는 지적을 계기로, 2025년 추진한 연구용역에 대해 공개·평가·활용 절차를 단계별로 점검한다.
용역 완료 즉시 결과를 공개하고, 3개월 이내 평가, 6개월 이내 활용 현황 보고까지 이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완료된 용역 가운데 미비한 사항은 자체 전수조사로 정리한다. 연구가 보고서에 머무르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재정과 직결되는 지방보조금 관리도 빠지지 않는다. 2026년 예산에 반영된 국·도비 포함 13개 보조금 사업을 대상으로 공모와 심의 절차가 진행된다. 연초 지원계획 수립부터 공모, 심의안건 제출, 보조금심의위원회 개최까지 일정이 촘촘하다. 공모 기간만 최소 15일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사업부서의 준비 속도가 관건이다.
제도 정비 차원에서는 조례 입법평가가 상반기 내내 이어진다. 2026년 1월 기준 완도군 전체 조례를 대상으로 입법 목적이 현장에서 구현되고 있는지, 제도와 현실 사이에 간극은 없는지를 점검한다.
평가 결과는 입법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군의회에 종합 보고서로 제출된다. 조례를 만들었는지보다,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묻는 과정이다.
이와 함께 공직자 정기 재산등록, 군의회 연간 운영 일정도 정리됐다. 2026년 완도군의회는 정례회 2회, 임시회 6회 등 총 8회, 81일간의 회기를 통해 주요업무 보고와 결산 승인, 행정사무감사, 예산안 심의를 이어간다. 군정 일정과 의회 일정이 맞물리며 한 해의 행정 리듬을 만든다.
전체 흐름을 놓고 보면, 올해 초 완도군 행정은 ‘확장’보다 ‘정리’에 가깝다. 속도를 내기보다 방향을 다시 맞추고, 제도와 절차를 점검하며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국면이다.
눈에 띄는 구호 대신 행정의 기본 체력을 다지는 선택이다. 그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이 촘촘한 일정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완도군은 이번 군정 점검과 제도 정비를 통해 2026년 군정 운영의 기본 틀을 다듬고, 주요 정책과 재정 집행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연초부터 이어지는 업무보고와 평가, 감찰, 조례 점검이 실제 행정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