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CES가 열리는 1월 초의 라스베이거스는 언제나 분주하지만, 올해 현장에는 유독 ‘광주’라는 이름이 자주 오르내린다. 인공지능과 디지털헬스, 안전과 모빌리티 기술을 앞세운 지역 혁신기업들이 광주공동관을 중심으로 글로벌 바이어와 직접 마주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광역시는 1월 6일부터 9일까지(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6에 광주공동관을 운영하며, 시 지원기업 17개사를 포함한 지역 혁신기업 28개사를 참가시켰다. 참가 규모만 놓고 보면 광주시 CES 참가 역사상 가장 큰 폭이다.
이번 CES는 ‘혁신가들의 등장(Innovators Show up)’을 주제로, 인공지능 기술이 산업 전반에 어떻게 스며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무대다. 전 세계 160여 개국에서 4,500여 개 기업이 몰렸고, 국내에서도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1,000여 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그 한가운데에서 광주는 ‘AI 중심도시’라는 메시지를 비교적 분명한 기술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5월 기업 모집을 시작으로 7월 최종 지원기업을 확정한 뒤, 비즈니스 교육과 혁신상 컨설팅, 전시 전략 수립까지 단계적으로 지원해 왔다. 단순 참가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바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 과정을 촘촘히 가져갔다는 점이 이번 CES의 특징이다.
그 결과는 혁신상으로 돌아왔다. CES 2026에서 광주시 지원기업 5개사를 포함한 지역기업 7개사가 혁신상을 수상했다. 특히 올해 처음 신설된 여행&관광 분야 최고혁신상을 받은 ㈜엘비에스테크는 AI 기반 차량–보행로 연결 설계 시스템으로 이동약자를 포함한 보행 안전 문제를 기술로 풀어냈다.
이노디테크㈜는 AI 기반 치과 투명교정 분석·진단 솔루션으로 디지털헬스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여성 안전 AI 플랫폼 ‘더가이드’를 선보인 주식회사 올더타임은 인간안보라는 다소 추상적인 가치를 구체적인 서비스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도 고스트패스㈜는 3년 연속 혁신상을 이어가며 기술의 지속성을 입증했고, ㈜인디제이·마인스페이스㈜·㈜딥센트 등도 각자의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인했다. 이 같은 흐름은 개별 성과에 그치지 않고, 광주 기업들의 기술 축적이 일정 궤도에 올라섰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CES 개막과 함께 열린 광주공동관 개관식은 이런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개관식은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됐고, 강기정 광주시장은 온라인으로 현장과 연결돼 참가 기업들을 응원했다. 현장에는 기업 관계자뿐 아니라 연구기관, 대학, 해외 무역진흥기관 관계자들도 함께해 광주 기술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전시 공간 구성도 눈에 띈다. 광주공동관은 사방이 트인 개방형 구조로 설계돼 관람객 접근성을 높였고, 메인 LED 전광판과 가변형 전시 공간을 활용해 기술 시연과 피칭이 동시에 이뤄지도록 했다. 일부 기업은 현장에서 바로 글로벌 기관과 협업 논의를 진행하며 실질적인 비즈니스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런 장면들은 과거 CES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 광주시는 CES 2025에서 방문객 6,270명, 바이어 상담 371건, 수출 상담 5,700만 달러의 성과를 기록하며 전시 효과를 수치로 확인한 바 있다. 이후 성과 관리가 전시의 연장선이라는 인식도 함께 자리 잡았다. 이번 CES에서도 광주시는 전시 종료 이후까지 이어지는 상담과 후속 관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
CES 현장에서 광주 기업들이 마주한 무대는 전시의 역할을 넘어선다. 기술을 설명하고, 질문을 받고, 바로 반응을 확인하는 시험대에 가깝다. 그 과정에서 광주는 더 이상 ‘참가 도시’가 아니라, 자신만의 기술 언어를 가진 하나의 플레이어로 움직이고 있다.
강기정 시장은 “광주는 기업 역량을 쌓는 데 진심으로 CES에 임해 왔다”며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성과가 기업 성장으로, 다시 광주 산업의 힘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이번 CES는 광주 혁신기업들에게 세계 시장을 향한 가능성을 점검받는 자리이자, 다음 단계를 가늠하는 분기점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