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
韓·美·日 한 시즌에 모두 우승하는 대기록 수립

'덤보'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지난 26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6763야드)에서 열린 2015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2번째 메이저대회인 제 16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우승 상금 1억6000만원) 파이널 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4개로 1오버파 73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8언더파 208타를 기록한 전인지는 2위 조윤지을 3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경기 초반은 불안했다. 전인지는 4번홀(파4)에서 약 3m 거리의 퍼트를 놓쳤고 보기를 범했다. 그러나 다행히 경쟁자들도 함께 무너졌다. 챔피언조에서 같이 경기에 나선 박성현은 전반에만 5타를 잃었고 김혜윤도 2타를 잃었다. 그 사이 전인지는 보기를 하나 더 범했지만 7번홀(파5)에서 약 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하며 타수를 유지했다. 경기 후반에 들어서 10번홀(파5)에서 다시 보기를 기록했지만, 13번홀(파4)에서 균형을 이루는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그 이후 17번홀(파4) 보기에도 2타차 리드를 가져간 전인지는 마지막 18번홀(파5)을 버디로 마무리 지으며 막판 추격전을 가하던 조윤지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이로써 전인지는 한 시즌 3개국 투어 메이저대회 제패라는 유례없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역대 여자프로골퍼 중 한국, 미국, 일본 투어 메이저대회를 석권한 선수는 앞서 US오픈, 샬롱파스컵, 한국여자오픈(2013)에서 우승한 전인지 본인뿐이었다. 그리고 이번 우승으로 '한 시즌'만에 3개국 메이저대회를 제패하며 '글로벌슬램'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상금 부분에서도 시즌 최초로 7억원을 돌파했다. 이제 막 전반기가 끝난 것을 고려하면 지난 시즌 김효주가 세웠던 약 12억원의 대기록 경신도 도전장을 내밀 수 있게 됐다. 경기를 마친 전인지는 "아버지께 골프할 수 있게 낳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또 대기록 덕분에 경기장을 찾아준 많은 팬들과 함께 즐기려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스폰서 대회에서도 우승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2위에는 BMW챔피언십 우승자 조윤지가 최종합계 5언더파를 기록하며 '슈퍼루키' 박결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조윤지는 "전반기 동안 목표했던 것 이상을 달성해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4언더파를 기록한 김효주, 김현수가 4위 자리를 나눠 가졌고, 공동 6위에는 박지영, 이민영2, 안송이, 최가람이 위치했다. 뒤를 이어 공동 10위에는 2언더파를 기록한 김하늘, 김지현, 김혜윤이 턱걸이로 '톱텐' 진입에 성공했다. 고진영은 합계 이븐파 공동 18위에 올랐고, 5오버파를 기록한 이정민은 공동 46위에서 대회를 마감했다.
韓·美·日 한 시즌에 모두 제패한 전인지
지난 5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 파스컵’에 이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 여자오픈’까지 제패한 전인지는 한 시즌에 한미일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전인미답의 선수가 됐다. 전인지는 우승을 차지한 뒤 “날씨가 굉장히 덥고 습해서 플레이 하는 내내 땀이 났다. 더운 날씨 속에서 한미일 메이저 대회 동시 석권 응원해주신 갤러리분들 덕분에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 실감나지는 않지만 골프 선수로서 한미일 메이저 대회 석권했다는 것이 말로 설명하기가 힘들다. 굉장히 값진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블루헤런 골프클럽은 한 홀 한 홀 어렵다. 4년 전 국가대표로 참가했을 때도 16번 홀에서 실수가 있었다. 그래서 오늘도 16번 홀에서 긴장했다. 긴장감을 즐기려고 노력했고 내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제 전인지는 오는 30일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에 출전한다. 전인지는 “따로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지금도 집에서 짐싸자 마자 공항 가야 하는 일정이다. 브리티시 오픈 참가하기 앞서서 메인 스폰서 대회에서 우승하게 됐고 한미일 메이저 동시 석권을 이뤘기 때문에 좋은 기운을 가지고 가서 최선을 다할 것이니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소 샷이 무거워 보였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대해 전인지는 “6월 초부터 스윙 교정을 시작했는데 안정화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보다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연습장보다는 필드에서 거리가 더 나가는 편이다. 어깨 통증도 있다 보니 무리가 있는 선에서 스트레칭만 하고 가려고 했다. 그렇지만 내 통증이니 내가 안고 가야 하는 부분이다. 내 목표에만 포커스를 두고 경기했다”고 설명했다.
전인지는 마지막 18번 홀 버디로 우승을 자축했다. 전인지는 “‘우와 들어갔다’고 생각했다. 17번 홀에서 짧은 파 퍼트를 실수했다. 마지막 홀 버디 퍼트 때도 긴장이 많이 됐다. 캐디가 버디하면 아이스크림 사주겠다고 장난쳐서 알겠다고 하고 하던 대로 하려고 노력했다. 공이 들어갔을 때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승에 대한 기쁨이 바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자신이 생각하는 지난 2014년과 달라진 점에 대해 “KLPGA 시즌 전 참가했던 LPGA 대회에 출전하며 내가 한 단계 성장하려면 변화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문제가 있었지만 대회를 하다 보니 고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1차적으로 퍼트를 교정했고 자신감을 얻었다. 6월 초부터는 스윙도 교정을 시작했다. 5년 전부터 갖고 있던 문제점이었는데 바꾸려고 노력했고 안정이 되고 있다. 백스윙 탑에서 내려올 때 문제가 있었는데 고쳐질 때쯤 쇄골이 골절돼서(2013년도 말) 목도 안 돌아가고 전지훈련도 못하고 채를 잡을 수도 없었다. 쉰 후 다시 스윙을 했는데 더 심해져서 힘들었다. 그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전인지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 해 한 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고 이번 대회로 큰 것을 이뤄냈어도 22살 골프 선수 전인지라는 사실은 똑같다. 자만하지 않고 내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팬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좋은 성적 낼 것이라 생각한다. 오래 투어 생활을 하고 싶기 때문에 응원해주는 많은 분들과 함께 좋은 추억 만들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사진 : KLPA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