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마지막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이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13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의 휘슬링 스트레이츠 코스(파72·7천514야드)에서 막을 올린다.
조던 스피스(미국)의 '아메리칸 슬램'이냐 더스틴 존슨(미국)의 5년 만의 설욕이냐. 여기에 세계골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자존심 회복까지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이번 PGA 챔피언십에서 156명의 출전 선수 중 골프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선수는 단연 스피스다.
이번 시즌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제패한 스피스는 아메리칸 슬램이라는 새로운 기록에 도전한다. 아메리칸 슬램이란 미국 땅에서 열리는 3개의 메이저대회를 한해에 모두 우승하는 것.
스피스가 이번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이루지 못한 진기록을 세울 수 있다.
스피스는 2015년 한해에만 메이저 2승을 포함, 4승을 거뒀다. 최근 5개 대회에서 모두 톱10(2승 포함)에 오르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세계랭킹 2위인 스피스는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1위 매킬로이를 제치고 절대 강자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스피스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진 선수는 존슨이다.
특히 존슨은 이번 대회가 열리는 스트레이츠 코스에서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존슨은 2010년 같은 코스에서 열린 PGA챔피언십 마지막날 우승을 향해 질주했다. 그러나 18번홀에서 벙커인 줄 모르고 클럽을 지면에 갖다 댔다가 2벌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존슨은 플레이오프에도 나가지 못하고 공동 5위로 밀려났다.
링크스 코스를 연상시키는 스트레이츠 코스는 500개가 넘는 벙커로 악명이 높다. 5년 전 존슨이 2벌타를 받은 18번홀 벙커는 올해는 VIP용 마키(대형천막)가 들어서 사라졌다.
1년 간 선수 생활 중단을 접고 올해 투어에 복귀한 존슨은 지난 3월 특급대회 캐딜락 챔피언십 우승으로 건재를 확인하며 4년 전 악몽을 떨치기 위해 벼르고 있다.
매킬로이 또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 1인자의 자리를 지켜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만 2승을 거두며 순항하던 매킬로이는 지난 7월 디오픈을 앞두고 축구를 하다 왼쪽 발목을 다치는 불운을 겪었다.
디펜딩 챔피언인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발목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며 2년 연속 우승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매킬로이는 5년 전 같은 코스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공동 3위에 올랐던 좋은 기억도 있다.
하지만 발목 부상 이후 대회에 출전하지 못해 실전 감각이 무뎌진 약점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008년 US오픈 이후 메이저대회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우즈의 경기력도 팬들의 관심사다. 우즈는 올 시즌 마스터스에서 공동 17위에 올랐을 뿐 US오픈과 디오픈에서 잇따라 컷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8월 초에 끝난 PGA 투어 퀴큰론스 내셔널에서는 공동 18위에 올라 재기의 희망을 보여줬지만 강호들이 출전하는 이번 PGA챔피언십에서 우승을 다시 차지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를 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 밖에 2012, 2014 마스터스 우승자 버바 왓슨(미국), 올 시즌 2승을 거둔 제이슨 데이(호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거품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리키 파울러(미국), 디오픈 우승자 잭 존슨(미국)도 우승 경쟁에 뛰어든다.
한국 선수로는 2009년 PGA챔피언십 우승자 양용은(43)을 비롯해 안병훈(24), 배상문(29), 교포 선수로는 대니 리(25), 케빈 나(32), 제임스 한(34)이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