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G-ECONOMY) 방제일 기자] 자궁질환은 보통 30대 이상 여성에서 자주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10~20대 젊은층도 안심은 금물이다. 특히 대중에겐 아직 생소한 자궁평활근종증의 경우 최근 젊은층에서 빈도하게 발병하고, 예후도 좋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자궁평활근종증은 자궁근육층에 양성종양이 셀 수 없이 무수히 많이 생기는 질환이다. 여성 자궁 질환의대표격인 자궁근종의 ‘강화판’으로 볼 수 있다.
질환 발병엔 유전적 소인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하정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의학박사)은 “직계가족 중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 검진이 필수”라며 “특히 30대 중반 이후에 주로 발병하는 다른 자궁질환과 달리 20대 초반이나 빠르면 10대 후반에도 나타날 수 있어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증상은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증 같은 다른 자궁질환과 비슷하다. 극심한 생리통과 함께 월경과다, 빈혈, 골반통 등이 동반된다.
병변이 넓게 퍼지는 특징이 자궁선근증과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자궁선근증은 내궁내막이 자궁근육층 안으로 파고들어 자궁이 돌처럼 딱딱해지고 임신한 것처럼 크기가 비대해진다.
자궁평활근종증 환자의 자궁을 초음파로 촬영해보면 근종이 마치 ‘자갈’처럼 자궁근육층에 넓게 깔려 있는 형태를 띤다. 다발성 자궁근종, 자궁선근증과 헷갈릴 수 있기 때문에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 골반 MRI(자기공명영상)이 필요하다.
치료법은 다른 자궁질환과 대동소이하다. 수술 치료가 제거하기에는 확실하지만 개수가 너무 많아 제한적일 수 있다.
최근 자궁질환 치료에 자주 사용하는 비수술 요법 하이푸(HIFU)는 고강도집속초음파를 한 곳에 모아 발생시킨 65~100도 고열로 종양을 제거한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자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수술과 마찬가지로 개수, 범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적용 대상이 되는지 잘 확인해야 한다.
이럴 때 대안으로 자궁동맥 색전술(UAE)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치료법은 2mm 굵기의 가느다란 카테터(관)를 자궁동맥 입구까지 주입해 근종으로 이어지는 혈관을 색전물질로 차단한다.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근종이 서서히 쪼그라들면서 괴사된다. 혈관을 막는 방식이기 때문에 병변이 여러 개이거나, 근종 크기가 10cm 이상이거나, 여러 형태의 근종이 같이 나타나는 다발성 근종 치료에 비교적 효과적이다.
김하정 원장은 “자궁평활근종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근종이 자궁 안쪽까지 퍼지면서 임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10~20대라도 가족력이 있으면서 비정상적인 출혈이 발생하거나, 월경통 등이 심할 경우 산부인과를 찾아 골반 초음파 및 필요시 MRI를 촬영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치료법으로 접근할 수 있는 만큼 여러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가 함께 논의하는 다학제진료가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