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대희 기자 |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건강검진 일반건강검진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신장질환, 대사증후군 등 만성질환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 관리에 연계해 건강 증진을 도모하는 것에 목표를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젊을 때부터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연말 발표한 2019년 국가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위암과 대장암 발생 비율이 전체 암의 23%로 가장 높다. 단일 암으로는 갑상선암(3만676명)과 폐암(2만9960명)보다 적지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 매년 위암(2만9493명)과 대장암(2만9030명) 환자가 각 3만명가량 추가 발생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남성은 폐암과 함께 위•대장암 발생률이 여성의 두 배로 높아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배달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먹는 이들이 크게 늘어났는데, 이런 음식들의 대부분은 육류 위주의 맵고 자극적인 음식이며, 이와 더불어 불규칙한 식사 시간, 서구화된 식습관이 위암과 대장암 발병을 더욱 증가시킬 우려가 있다. 암은 한 곳에서 발생해 다른 곳으로 전이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해 전이를 막는 것이 중요한데, 위암과 대장암은 초기 증상이 특별히 없어 조기 발견이 쉽지 않아 검진이 필요하다.
건강보험공단에서는 위내시경은 만 40세 이상부터 2년마다, 대장내시경은 만 50세 이상부터 5년마다 주기적으로 진행하도록 권장한다. 다만 평소 식습관이 불규칙하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나이가 어리더라도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으며 개인의 건강상태를 고려하여 국가건강검진 수검 대상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보다 조기에 건강검진을 받아볼 필요도 존재한다. 특히 위암, 대장암 등의 경우에는 20~30대에게도 발병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평상시 위장장애에 자주 시달린다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조기 위암 환자의 90%는 무증상 환자이며 위와 십이지장 질환을 겪는 환자도 15~20% 정도 아무 증상을 느끼지 못해 뒤늦게 질환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내시경 검사로 인한 불편함은 각종 질환을 제 때 발견하지 못해 치료시기가 늦어졌을 때 겪어야 하는 고통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에 가급적 정기적으로 시기를 정하여 검사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암 정기검진 외 위내시경을 해야하는 시기를 모르는 이들이 많다. 만약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을 동반한 위염 진단을 받은 적이 있을 땐 매년 위내시경 검진을 권고한다. 위장약을 복용해도 호전되지 않는 소화불량, 속 쓰림, 복부 팽만감이나 연하통, 원인을 알 수 없는 구역질 및 빈혈, 체중 감소 등이 있을 때도 검사가 필요하다.
대장 내시경은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50세 이상 무증상 성인은 5년마다 시행하도록 권장한다. 그러나 40대 암 발병이 많아지고 있어 조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만약 설사가 지속되고 반복적인 혈변이나 흑색 변, 복부 종괴, 평소와 다른 배변 장애, 원인 미상의 체중 감소가 있다면 바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 내시경은 검사를 받으면서 발견하는 용종을 함께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용종은 대장 점막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자라 혹처럼 돌출된 것을 의미하며 선종, 과형성 용종, 염증성 용종으로 나뉘는데 이중 선종이 대장암으로 발전하게 된다. 즉 검진 시 용종만 충실히 제거해줘도 대장암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
평소에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신선한 채소나 과일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고 규칙적이고 건강한 식습관과 평소 적당한 유산소 운동이 도움이 된다. 내시경 검사는 미리 금식을 하고 장 정결제를 복용하는 등 검사를 준비하는 과정이 번거롭기 때문에 수검자들도 꺼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라팡이나 CO2 등이 도입돼 불편함이 줄었다.
도움말 : 인천 하이병원 이정호 원장